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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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쓰는 에세이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들이 연구하는 분야와 그들의 삶을 함께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랩걸>은 과학교수였던 아버지의 실험실에서 과학자의 꿈을 키우던 호프 자런의 이야기이다. 과학 하는 여자로 살아온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주지만, 과학자라는 직업 앞에서도 성별이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 그저 출산을 했을 뿐인데 오랜 시간 지켜온 과학자로서의 자리를 잠시 잃기도 하고,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하기만 해서 고민을 하는 모습이 그러했다. 또한 그녀가 여성 과학자라는 이유로 쏟아지는 편견이 그녀에게 굴레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그럴 때면 그녀는 자신에게 이런 말을 들려준다고 한다. “이 일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야만 할 때를 빼고

호프 자런은 폴프라이트 상을 세번이나 수상한 유일한 여성과학자이고, 2005년에는 젊고 뛰어난 지구물리학자에게 수여되는 제임스 매클웨인 메달을 받았고, 2016년에는 타임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식물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그녀를 여성과학자로 성장하게 만들었지만, 또한 그녀가 다루는 분야가 큰 인기가 없어서인지, 지원을 받기 어려워 고민하는 모습도 자주 나왔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그렇게 자연에 대한 연구를 등한시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녀는 자신의 연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인류는 1990년 이후 매년 80억 그루가 넘는 나무를 베어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추세라면 600년이 지나기도 전에, 지구 상의 모든 나무는 그루터기만 남게 된다고 한다. 전에 읽은 책에서, 대기근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고, 결국 나무를 베어내는 인간이 줄어들면서, 공기중에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아지고, 기상이변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꺼라는 걱정이 들었다.

책을 봤을 때, 참 예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2014년 영국 왕립원예협회 최고상 수상작이라는 신혜우의 참나무겨우살이세밀화가 담긴 포스터를 보기 위해 표지를 빼고 보니, 호프 자런과 잘 어울리는 색감의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앞으로 알마 출판사에서는 여성과학자에 대한 책을 꾸준히 낼 것이라고 하는데, 표지에 대한 기대도 크다. 호프 자런처럼 앞으로 커가는 나무들이 조금은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큰 나무가 된 과학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거 같아 설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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