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도 꽃이다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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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사교육 현장을 직접 취재하여 원고지 2,300매의 장편 소설로 탄생한 조정래의 <풀꽃도 꽃이다> 1권을 읽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거 같은데, 현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이야기의 끝맺음은 판타지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이런 생각을 얼마 전에 봤던 영화 마스터를 보면서도 했던 거 같은데 말이다. 하지만 어쩌면 내가 너무나 염세주의적이 되어버린 것일까라는 고민 역시 책을 읽으면서 점점 그 답을 찾아나갈 수 있었다.

2권은 1권에서 이어지는 자발적 문화식민지라는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을 임신을 시킨 원어민 강사가 쉽게 얻을 수 있는 부를 포기하지 못하고 부산으로 돌아올 생각을 하며 마무리 되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다가온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어교육에 모든 것을 걸지만, 그 성과는 참 미미하기 그지없는 대한민국의 영어 사교육 현실을 원어민 강사의 눈으로 신랄하게 비판하는 부분이 참 안타까웠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말이다. 특히 원어민 강사에게 가장 중요하게 여겨져야 할 부분들을 다 차선으로 미루고, ‘백인, 푸른 눈, 금발이 최우선 요건이 된다는 부분에 실소가 나오기도 했다. 영어 공부가 좋거나 재미있는 학생은 25퍼센트뿐인데, 모두가 영어공부에 매달려야 하고, 또 영어로 서열이 정해지는 현실이 참 안타깝게 느껴지고, 그렇게 자발적 문화 식민지가 되어가는 한국의 미래가 걱정스럽기도 했다.

얼마전에 초등학교때 고등학교 과정을 선행학습한다는 이야기를 보고, ‘그러면 고등학교 가서는 뭐해?’ 라는 단순한 질문을 친구에게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그 답을 보여준다. 바로 수동적인 반복학습이었다. 그렇게 공교육이 무너지는 현장에서 강교민의 사촌동생인 이소정은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고민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많이 아는 것만을 중요시하는 공부뿐 아니라, 예의와 교양 같은 인성 그리고 생활바보 없애기라고 명명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그런 그녀에게 한솔비는 가출한 오빠의 사연을 이야기한다. 만화가가 되고 싶은 오빠와 아빠처럼 권력을 잡을 수 있는 일을 하라고 하는 엄마와의 끝없는 충돌은 결국 가출로 이어지고 만다. 그리고 한솔비의 오빠 한동유는 예전에 큰 화제가 되었던 학원가기 싫은 날이라는 시를 인용하여 이렇게 되고 싶지 않다는 글을 더한다. 그 시가 알려졌을 때, 나의 반응 역시 이소정이 지적한 매스컴의 반응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소정은 얼마나 아이를 압박을 했으면 저런 시가 나왔을까 하는 관점을 갖고 있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이 되었지만, 내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자꾸만 떠올랐다.

그리고 이어진 이야기는 어쩌면 작가 조정래가 그리는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참 세상을 다 아는 듯, 판타지 같은 결말이라는 생각을 자꾸만 한다.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과연 작가 조정래가 그것을 모를까?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직접 취재를 하고 고민을 했던 한국 교육에 대한 이야기인데 말이다. 다만 그는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안 된다는 생각을 제발 버리고, 보다 나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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