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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피겨스 - 미국의 우주 경쟁을 승리로 이끈, 천재 흑인 여성 수학자들의 이야기
마고 리 셰털리 지음, 고정아 옮김 / 동아엠앤비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영화 시상식에서 주연상을 배우 황정민이 “스태프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맛있게 밥만
먹었을 뿐”이라는 소감을 말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소수의
사람들이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하지만, 여기에 가려져도 너무나 가려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제목부터 <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s>이다. 이 책의 소제목 “미국의 우주 경쟁을 승리로 이끈, 흑인 여성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보면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940~50년대의 미국에서는 인종분리 정책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었다. 대중교통도 화장실도 심지어 마시는 물도 다 따로였다. 물론 이는
흑인과 백인을 분리하여 마찰을 줄이고자 하는 법률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게 나타난 것이 문제이기도
하다. 그 시절 흑인에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들의 입지가 어떠했을지는 미루어 짐작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미국은 ‘개척자 정신’으로
이루어진 나라라고 한다. 흑인들이 미국 사회에 편입하기 위해 기울여야 했던 노력은 단순히 ‘개척자 정신’으로 포장하기에는 지나치게 혹독한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캐서린 존슨, 도로시 본,
메리 잭슨을 비롯한 흑인 수학자들은 자신들에게 당연하게 주어진 것 같은 차별과 편견을 극복해냈다. 컴퓨터가
낯설던 그 시대, 나사(NASA)의 전신인 국가항공자문위원회(NACA)에서는 항공공학에 필요한 계산을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을 모집했고, 그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냈다. 그리고 나아가 러시아와의 경쟁으로 치열해진 우주경쟁에 큰 역할을
해내게 된다. 이 책은 영화로 만들어졌고, 미셸 오바마가
극찬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영화 카피가 떠오른다.
“천재성에는 인종이 없고, 강인함에는
남녀가 없으며, 용기에는 한계가 없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성이 사회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 것은 2차 세계대전으로 남성들이 군대로 떠나면서, 산업현장에
인력이 부족하면서였다고 한다. 흑인 여성 수학자들 역시 러시아와 미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종차별마저 넘어설 수 있게 해주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즉
사회에서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으면, 개인이 아무리 천재성을 갖고 있다고 해도 쉽게 넘을 수 없는 장벽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의 미국사회뿐 아니라, 현대사회에는
점점 더 다양한 장벽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의미를 갖는 것
같다. 다시 이 과정을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다
함께 힘을 합쳐나갈것인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