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형, 체 게바라
후안 마르틴 게바라 & 아르멜 뱅상 지음, 민혜련 옮김 / 홍익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처음 체 게바라를 보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티셔츠에 프린트 된 얼굴때문이었다. 그때 나는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에 꽤나 빠져 있었는데, 그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 옆에서 체 게바라를 만난 것이다. 체 게바라와 커트 코베인은 티셔츠에 가장 많이 새겨진 인물로 꼽히곤 한다. 그리고 읽게 된 그의 평전은, 체 게바라와 자본주의가 얼마나 다른 길을 걸어왔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그는 미국 자본의 횡포에 착취당하는 아메리카 대륙의 해방을 위해 싸웠던 인물이었다. 그리고 혁명의 순수성을 믿었던 이상주의자이기도 했고, 공산주의 무장 혁명의 최선봉에 섰던 전사이기도 했다. 그래서 티셔츠에 프린트 된 그의 얼굴이 조금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이번에 읽게 된 <나의 형, 체 게바라>는 그의 막냇동생인 후안 마르틴 게바라와 언론인 아르멜 뱅상이 집필한 책이다. 후안 마르틴은 형인 에르네스토가 서른 아홉의 나이에 죽음을 맞이했던 볼리비아 남부의 한 학교를 방문하게 된다. 47년의 시간이 흐른 후 방문한 그 곳은 형의 죽음과 자취조차 상업적으로 변화했음을 되새기게 해주는 곳이었다. 그리고 체 게바라의 동생이 방문했다는 소식에 찾아와 사진을 찍기를 원하는 관광객들을 보며 그는 체 게바라가 신화가 되고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그는 신비주의와 자본주의의 결합으로 영웅이 되어가는 체 게바라가 아닌, ‘인간 승리를 위한 투쟁을 믿는 휴머니스트인 체 게바라를 알리기 위해 앞장 설 것을 다짐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나는 체 게바라보다는 도리어 에르네스토라는 이름에 더욱 익숙해지는 느낌이 든다. 후안 마르틴이 형을 에르네스토라고 부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인간적인 면을 많이 봐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혁명의 상징인 체 게바라가 아니라, 자신의 다정하고 착한 조카가 냉혹하고 잔인한 공산주의자일리 없다는 고모에게 정기적으로 편지를 보내며 고모의 공산주의자 조카가라는 식의 인사말을 넣는 에르네스토의 인간적인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들을 다 읽고 나면, 그가 추구한 이상이 더욱 잘 보인다. 정직하고 공정하고 그리고 정의에 대한 마르지 않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는 체 게바라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이상을 위해 그가 포기했던 수많은 것들을 동생의 기억을 통해 읽으면서, 그가 위대한 혁명가로 불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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