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안달루시아>, 책
제목과 책 내용이 이렇게 딱 맞아 떨어지기도 힘들 것 같다. ‘안달루시아’는 스페인에는 17개의 자치 공동체가 있는데, 그 중 남부 지방에 위치하고 있다. 지리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여러
문화의 교차로였기 때문에 그 곳에 켜켜이 쌓여 있는 시간의 조합이 남다른 곳이기도 하다. 스페인
문학과 영화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 전기순에게 안달루시아는 마음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랜 친구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안달루시아에서의 시간을 몇 권의 파란 공책에 담아냈고,
그것을 갈무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스페인의 자치공동체 중에 하나인 안달루시아에 ‘나의’라는 조금은 독특한 수식어가 붙은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때로는
그녀의 글을 읽다가, 역사와 문학 그리고 예술에 대한 그녀의 풍부한 식견에 감탄을 하기도
했다. 카르멘과 세비야의 이발사뿐 아니라 정말 많은 오페라의 배경이 된 세비야, 게임을 하면서 더 많이 들어봤던 그라나다에 대해 내가 미처 몰랐던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소중하게
느껴졌다. 체계적인 투우가 만들어졌다는 론자, 그 곳에서는
헤밍웨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마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잘 몰랐을 그런 이야기, 그래서 더욱 론자라는 곳이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때로는
마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듯 한 이야기에 혼란스럽기도 했다.
처음 유럽에 갔을 때, 나에게 스페인은 휴식과 참 닮아 있었다. 물론 빡빡한 일정에 지친 이유도 있었지만, 유난히 사람들이 표정에
여유가 많았던 스페인이 나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곳에서 나와 친구는 수많은
문화재와 유적지를 보기보다는 사람들을 보곤 했다. 그리고 그런 여행 방식도 정말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가 코르도바에서 보낸 시간에 정말 공감하기도 했다.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일상의 풍경에 대한 스케치 같은 것
말이다. 나 역시 도시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내가 살아가는
도시의 이야기와 이 곳을 여행한 사람들이 쓴 글에서 보는 도시는 왠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안다루시아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이 책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