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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 - 선재 스님의 삶에서 배우는 사찰음식 이야기 ㅣ 선재 스님 사찰음식 시리즈 2
선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6년 12월
평점 :
사찰음식의 명장 선재 스님의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 스님은 사찰음식을 만드는 것에 있어, 일단 사찰음식이 갖고
있는 지혜와 가르침을 먼저 생각해볼 것을 권하고 있다. 물론 ‘한국인이
꼭 먹어야 하는 사계절 사찰음식’이라 하여, 식재료에 대한
소개와 요리법을 알려주신다. 요즘 같은 겨울에 맞는 식재료 중에는 무가 있다. ‘겨울 무는 산삼과도 바꾸지 않는다’고 했다는데, 심지어 말린 무청 시래기도 풍부한 영양을 갖고 있다니 놀랍다. 사실
시래기국을 먹는다고 하면, 말장난으로 많이 놀려먹고 그래서 더욱 놀라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펠데리코 하인스만과의 이야기였다. 영국인
요리사인 그가 사찰김치를 배우기 위해 선재스님을 찾으며 인연이 시작되었다. 잠시 한국을 방문한 그를
대접하기 위해 선재 스님은 떡국을 끓인다. 떡국은 남편이 즐겨먹는 음식이기도 해서 만드는 과정이 더욱
눈길이 갔다. 떡은 쌀을 가루를 내어 뭉쳐서 만들기 때문에 에너지가 응집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소화와 흡수를 돕는 무를 더해주면 좋은데, 거기다 미끄러운
떡이 후루룩 넘어가지 못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어린 시절 들었던, 물을
주면서 행여 급하게 마실까 버들잎을 띄워 주었다는 이야기가 떠올라 절로 웃음이 나기도 했다. 다음 번엔
스님의 요리법을 따라 무를 넣어 떡국을 끓여봐야겠다. 그리고 그가 스님이 ‘요리는 자연과 사람의 중간자’라고 말한 것을, 조금 더 확장하여 이야기를 이어가는 부분을 읽으며, 자연과 음식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스님의 글을
읽다 보면, 음식에 대한 마음가짐을 절로 가다듬게 된다.
제철 식재료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음식, 그 중요성을 나 역시
생각은 하고 있지만 실천이 참 쉽지 않다. 때로는 나는 원래부터 입맛이 그랬어, 하며 애써 변명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스님께서는 거기에 대한 부분도 짚어주신다. 타고나는 입맛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상에 가까운지, 아이들의 미각교실을 통해 나 역시 깨달을 수 있었다. 내 입에 맞는 음식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음식을, 병이 나기 전에
스스로 몸을 지킬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음식을 가까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수록 먹는 것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식자제食自制가 곧 법자제法自制 즉 ‘스스로
음식을 다스려야 법(진리)을 세울 수 있다’는 말도 기억해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