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고향 - 한국미술 작가가 사랑한 장소와 시대
임종업 지음 / 소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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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팝송 중에 한 곡이 바로 돈 맥클린의 빈센트Vincent’이다. 이 노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그의 작품을 위해 만들어졌는데, ‘Starry, starry night’이라는 도입부가 잘 알려져 있다. 고흐가 별이 빛나는 밤을 그렸다고 알려져 있는 아를의 카페에 가본 적이 있다. 그리고 고흐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을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처럼 서양의 경우에는 작품의 장소가 되는 곳들이 꽤 알려져 있고, 관광명소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한국화가들의 작품의 장소를 찾아보는 <작품의 고향>을 더욱 유심히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곳은 이제는 다시 찾아갈 수 없게 된 것이 아닌 골목이었다. ‘골목 안 풍경을 담아낸 사진작가 김기찬의 이야기다. 그는 30년동안 우직하게 골목의 풍경을 담아내었다. 그리고 그 역시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던 골목길 풍경이 되었기 때문에 찍을 수 있는 사진들을 남겼다. 다시는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이제는 이웃사촌들이 가족처럼 어우러져 살아가는 골목을 찾기 힘드니 말이다. 작가의 이야기와 골목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문득 어린시절 친구와 공기놀이를 하겠다며 친구네집으로 향하는 골목길을 신나서 뛰어가다 다른 친구를 만나 손을 맞잡고 가던 내 뒷모습도 아른거렸다.

돈의 논리로 무너져가는 농촌사회와 농촌의 현실을 담아낸 한국화가 이종구의 이야기도 있다. 그가 태어난 곳은 서산 오지리이다. 인천으로 유학을 갔던 그는 도시 인천과 고향 오지리 사이의 시간낙차를 경험하며 성장한다. 그는 농촌에서 흐르는 시간이 나이테처럼 배어있는 농촌 사람들을 그림에 담아냈다. 역시 처음에는 눈에 익은 농촌의 풍경처럼 스쳐 지나갔던 그림이 있다. 바로 <다시 오지리에서 말마구지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읽어보니 그 어긋난듯한 옷차림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도시로 나간 자녀들이 입다가 보내는 옷들, 그렇게 농촌은 도시에서 수혈을 하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지경이 된 것이다.

또한 조선의 그림을 그리고자 했던 진도 허씨 삼대의 이야기는 정말 기억해두고 싶었다. 한국 남종화南宗畵에 길이 남을 소치小癡, 미산米山, 남농南農 이들 허씨 가문의 화가 3인과 가업을 잇고 있는 5대째 허진의 이야기까지 말이다. 책을 읽으며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화가와 그의 작품 그리고 그 작품의 고향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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