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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탄생 - 아는 만큼 더 맛있는 우리 밥상 탐방기
박정배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1월
평점 :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두는 것은 사람과 어울리는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그런 면에서 <한식의 탄생>은
우리가 오랜 시간 동안 먹어온 먹거리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와 함께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늘리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예부터 봄을 대표하는 채소로 사랑받은 미나리, 봄의 기운으로 살찐
미나리를 활용한 음식이 ‘미나리강회’이다. 고려시대부터 미나리밭을 운영할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나리를 즐겨먹었다고 하고, 미나리강회 조리법도 책에 남아 있다. 심지어 1884년 일본에서 발간된 한국어사전 <교린수지>에서 미니라 항목에 ‘미나리강회는 됴흐니라(좋으니라)라는 한글 예문이 있다고 한다. 나 역시 즐겨먹는 음식 중에 하나라 이렇게 오랜 역사가 있다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밤참하면 떠오르는 ‘메밀묵 찹쌀떡’이 있지만 이는 겨울밤에 즐겨먹는 것이었다고 한다. 봄밤에는 청포묵을
즐겨먹었다고 하는데, 청포묵을 활용한 탕평채 역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다. 아무래도 나는 봄기운이 가득한 음식들을 좋아하나 보다.
빙수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는, 비빔밥처럼 무언가를 섞어서 먹는
걸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나와 재미있었다. 일본을 거쳐 들어온 먹거리인 빙수가 조선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세기 후반이라고 한다. 그때는 과일물을 얹어서 먹었는데, 인기있었던 것은 딸구물(딸기물)과
파나나물(바나나물)이었다고 한다. 19세기 후반에 바나나물이라니? +_+ 그렇게 단순하던 빙수가 점점
다양한 토핑을 더해간 것은 한국인이다. 그리고 그런 맛을 역수출하고 있으니 재미있는 일이 아닌가. 우리가 즐겨먹는 삼겹살은 교차사료라는 방식으로 돼지를 키우면서 맛을 더한 것인데, 외국의 축산업계가 이 노하우를 전수받아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설렁탕이 세종대왕과 관련되었다는 것은 나 역시 어디선가 주워들은 이야기였다. 고기덕후설이 SNS를 타고 퍼지는 세종대왕이기에 농사의 신에게 드리는 제사인 선농단에서 친경을 하다 비가 많이 내려서 그
소를 잡아 끓여 먹었다는 설은 더욱 힘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잘못 전해진
이야기일 확률이 매우 높아 보였다. 친경제에 쓰인 소는 사람보다 더 귀하게 대접을 받았다고 하니, 아무리 세종대왕이라도 그 소를 잡아먹는 것은 힘들지 않았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