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 - 하루 끝에 펼친 철학의 위로
민이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철학에 관심을 갖고 여러권의 책을 읽기는 했지만, 알면 알수록 어렵게 느껴져서 조금씩 멀어지던 차에 만난 책이 바로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이다. 프롤로그부터 큰 힘이 되어준 책이라고 할까? 나 역시 재미있게 보는 프로그램이 냉장고를 부탁해이다. 다른 사람의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가지고 15분만에 요리를 해내는 것이 놀라웠는데, 이 책의 저자인 민이언은 그렇게 요리를 해낼 수 있는 힘을 충분한 경험치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철학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재배열을 통한 창조를 위해서는 반복을 통한 내공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내가 노력해온 과정이 막연한 것이 아니라 내공을 아주 조금씩이라도 쌓아가는 과정이 아닌가 하는 희망이 생기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라이프니츠의 모나드 이론이다. 변하지 않는 천성이 있다는 운명론의 한 갈래가 아닐까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전문적으로 철학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이런 식으로 막연하게 생각을 정리해놓고 다른 책을 읽다가 생각을 조금 더 확장해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에게 철학이 더욱 막연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기에서 내가 더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주름이다. 사람의 얼굴에 있는 주름을 생각해도 좋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보여주기도 하고, 동시에 미래를 알려주는 것일 수 있는 주름을 모나드 이론에 더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나는 주역 역시 운명론으로 생각하곤 했지만, 책을 읽으며 생각의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

‘365일 반복되는 어제라는 소제목을 가진 이야기에서는 샤르트르가 말하는 수치심과 레비나스가 말하는 상처에 대한 개념이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은 변화를 원하지만, 그저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아갈 뿐이다. 그런 문제를 답답해하면서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자신을 돌아보려고 한다. 하지만 우연의 철학자 베르그송은 우연적 결과를 나열하여 필연의 결과를 찾아내는 오류를 지적한다. 어쩌면 자기계발을 위해 필요한 것은 라는 사람이 만들어낸 모든 익숙함이 만들어내는 수치심과 상처를 회피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같은 쉬운 콘텐츠를 활용하여 설명을 해주는 것도 매우 도움이 되었다. 하이데거의 철학을 이해하는데 영화 어벤져스가 그렇게 큰 역할을 할지 몰랐다. 철학을 조금 더 가깝게 다가올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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