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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절벽 - 성공과 행복에 대한 거짓말
미야 토쿠미츠 지음, 김잔디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굳이 스티브 잡스의 축사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참 많이 듣는 말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보니, 지금
당신이 하는 일을 좋아해보라는 조언도 하지 않는가? 하지만 <열정절벽, Do What You Love and other Lies about success and happiness>의
저자 미야 토쿠미즈는 'DWYL, Do What You Love, 자신의 좋아하는 일을 하라’를 사회 통제의 한 형태로 파악한다. 그리고 ‘DWYL’이 갖고 있는 희박한 가능성을 드러내고, 그 메시지가 갖고
있는 함정에 빠져서 허황된 기대감을 키우는 노동자들의 현실에 주목한다.
‘DWYL’이란 쉽게 양립할 수 있는 행복과 임금노동을 연결해주는
마법의 주문이 되었고, 심지어 거기에 임금노동에 희망을 덧입히는 것까지 가능하게 해주었음을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다. 그러한 임금노동에 대한 환상은 근로자가 일을 통해 실제로 얻는 혜택과의 거대한 괴리감을
갖고 있기도 하다. 현대사회를 들여다보면, 부는 소수에게만
집중되어 있다. 자본의 가치는 근로소득의 가치와 비교하는 것이 무안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열심히 노력해서 대학을 가고 그렇게 중산층의 삶을 영위하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를 지키는 것조차 힘들어진다는 붉은 여왕 효과에 갇혀 있을 뿐이다. 상류층의 삶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하층민의 삶의 질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중산층이 생기는 것이라고 할까? 심지어 작가는 이 상황을 이코노미
맨 앞줄에 앉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퍼스트 클래스의 매혹적인 모습이 살짝 보이기는 하지만, 그 둘을 갈라놓은 커튼은 절대 넘을 수 없는 것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절로 답답해지는 기분이 든다. 말 그대로 열정절벽에
서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만들어놓은 성공과 행복에 대한 거짓말이
너무나 달콤하기 때문에 그들은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DWYL’는 어느새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말하던 <시크릿>과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 사람에게, 너의
간절함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