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는 최강의 실험실 - 학문의 상식을 뒤흔든 사고실험
신바 유타카 지음, 홍주영 옮김 / 끌레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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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사고思考 실험이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정의란 무엇이나를 통해 노면전차의 딜레마를 소개한 마이클 샌델의 공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이야기하는 공리주의적인 사고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그 실험을 따라가면서 내 막연한 생각과 달리 운명론자적인 입장을 갖고 있음을 깨닫기도 했었다. 사실 노면전차 실험은 실제로 시행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머릿속 추론만으로 현실의 실험을 대신하는 사고실험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게 된다. 이런 실험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갈릴레이, 뉴턴, 데카르트, 아인슈타인 같은 각 분야에 손꼽히는 최고의 지성들은 자연스럽게 이런 사고실험을 수행해 왔다. 그리고 신바 유타카는 <두뇌는 최강의 실험실>을 통해 이들의 사고실험을 소개하고, 인문학부터 자연과학을 아우르는 20가지의 실험파일을 소개한다.

내가 재미있게 참여했던 실험파일 중에 하나는 순간이동을 한 당신은 원래의 당신과 동일 인물인가?’라는 주제이다. 여기에서는 인격 동일성 문제를 고찰하는데, 신체설과 기억설로 나눌 수 있다. 나는 기억설 쪽에 가까웠었는데, 결론을 지나 등장한 ‘COLUMN’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바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 테세우스가 타던 배가 보존되고 있다는 가설로 시작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낡은 부품을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하다 보니, 결국 원래의 재료가 완전히 교체된 테세우스의 배와 떼어낸 낡은 부품을 수거하여 또 다른 배를 조립했다면, 과연 어느 것이 테세우스의 배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내가 줄곧 고수하던 입장이 순간 애매해지는 기분이었다.

또한 케인스의 미인 투표 게임과 성선택이라는 실험도 기억에 남는다. 대부분의 생물은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기 때문에, 수컷은 암컷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여기에 사례로 제시된 동물은 엘크이다. 암컷이 매력적인 요소로 생각하는 뿔의 모양에 호응하기 위해 정말 지나치게 큰 쪽으로 진화하면서, 생존에도 불리하게 느껴지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나 역시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크기는 정말 컸다. 엘크를 비롯하여 인간의 비합리적인 선택 역시 다윈의 진화론과 그 역설적인 현상을 인기 있고 유행하는 것이 상호주관적 추론에 의해 선택된다는 피셔의 런어웨이 가설로 이해할 수 있었다. 정말이지 최고의 재미와 지적 쾌감을 선사한다라는 책소개가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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