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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앵, 당신에게 반했어요! - 파리를 파리답게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승예 지음, 황채영 사진 / 이야기나무 / 2016년 11월
평점 :
파리를 사랑하기에 만들어진 여행 에세이가 <파리지앵, 당신에게 반했어요>이다. 에어프랑스
통역원으로 일하는 이승예는 파리를 파리답게 만드는 것은 다름아닌 파리지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황채영과 함께 도시를 여러가지 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케치해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정말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행복검표원으로 일하는 에마뉘엘 아르노이다. 그는 파리 지하철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파리지앵을 보고 다양한 주제로 작은 연설을 하고 사람들의 미소를
모아서 더 큰 행복을 만들어내는 행복검표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가 ‘장래가 밝은 꼬마 철학가’라는 별명을 지어준 10살짜리 꼬마는 ‘아저씨, 행복
검표원이 꼭 있어야 한다는 게 슬프지 않아요?’라고 물었었다고 한다.
사실 나는 행복검표원과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내가 있는 곳에도 이런 사람이 있었으면 했었다. 그래서 꼬마의 질문에 살짝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살아가는
곳에서도 작은 미소와 행복들이 사라져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작가의 모습에 기억이 나는 인터뷰도 있다. 물랑루즈, 나 역시 여성이 가도 되나 망설이기도 했었고, 물랑루즈라는 영화에
매료되어 방문했던 곳이었다. 그 곳에 무용수 소피 에스코피에와의 대화도 좋았고, 물랑루즈에서 그녀가 느꼈던 것이 나의 감상과 닮아 있기도 했다. 파리의
인형의사 앙리 로네, "망가진 인형을 고치고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세월에 잊히고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기억을 지키는 일이죠"라던 그의 말에 나 역시 작가처럼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나 역시 정말 변덕스러웠고, 싫증을 낼 인형들은 코를 꽉 깨물어놓곤
했다. 물론 친척들은 그래서 니가 코가 높아졌다며 농담을 하곤 했는데,
문득 어린 나는 왜 그랬던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연말에 파리여행을 가기 때문에 꼭 기억해두고 싶은 곳도 있었다. 바로
파리 지하철 13호선 플레장스 역 부근에 위치한 작은 빵집 ‘오
파라디 뒤 구르망, 미식가의 천국에서’이다. 튀니지에서 온 리다 카데는 제빵사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24년간
제빵사로 정성을 다한 결과 2013년 파리시가 주관한 바게트 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상금도 있지만, 1년동안 프랑스 대통령 궁인 엘리제 궁에 납품할 자격이 주어진다고 하니 큰 영광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제가 프랑스 사회에 잘 동화되었다는 걸 느껴요’라던 그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아무래도 그 환상적인 바게트 맛을
보러 방문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