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
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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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량을 바탕으로 언어실력을 평가해주는 테스트가 있었다. 재미로 해봤다가 외국어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평가를 받았었는데, 한국어는 평범한 수준이라 친구들의 놀림을 받았었다. 나 스스로도 이해가 안 가서, 몇 일 후에 찬찬히 다시 해보았더니 외국어와 비슷한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모국어니까 당연히 잘 할거라는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이 첫 번째 테스트를 망친 것이 아닌가 한다. 그 후로 한국어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조금 더 많이 신경을 쓰게 되고, 더 잘 알기 위해 노력을 했었다. 그리고 우리말 어휘를 더 바르고 정확하게 정의한 사전이라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을 만나기에 이르렀다.

상당히 재미있는 책이다. 얼마 전에 읽었던 <영어에 얽힌 흥미진진 인문학>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한국어 단어를 공부하면서 인문학적인 소양을 높일 수 있기도 하다. 집을 가리키는 말이 두 페이지를 꽉 채울 정도로 많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임시로 머무는 집이라 해도 그 기간에 따라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햇수를 가리키는 말, 죽음을 뜻하는 말 역시 다양하지만 그 의미가 명확하여, 내가 그 동안 혼용하고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9장에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한자어가 수록되어 있다. 일제 강점기를 질곡의 삶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자주 봤다. 여기서 쓰는 질곡桎梏에서 질桎은 죄인의 발에 채우는 차꼬를 의미하고, 곡梏은 죄인의 손에 채우는 수갑을 뜻한다. 이를 풀어서 생각해보니 더욱 그 의미가 잘 와 닿는다.

재미있게 읽었던 것은 바로 나절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통 한나절, 반나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게 어느 정도의 시간인지 나 역시 잘 몰랐던 것 같다. 전에 친구가 갈비찜을 하려는데, 레시피에 반나절을 담궈두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인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 내가 생각하는 3시간을 이야기 했었는데, 대충만 맞춘 샘이 된다. 뭐 책에서 인용된 글, 심지어 신문기사까지 보면, 이를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거 같기는 해서 위로가 되기는 한다. 사람이 활동하는 시간대인 낮, 하지만 낮은 점심을 기준으로 시간이 나뉘기 때문에 이를 지칭한 것이 바로 나절이라고 한다. 즉 하루의 낮은 두 나절이고, 한나절은 하루 낮의 절반을 말하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차茶cha와 다茶tay가 왜 다르게 전파되었는지, 비행기가 동산인지 부동산인지같이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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