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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평점 :
한때는 남들과 전혀 다른 감상을 늘어놓을까 봐 걱정돼서 소설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을 부담스러워한 적도 있었다. 그리고 제 15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편의점 인간>을 읽으며 그런 부담감이 다시 찾아온 거
같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서른 여섯 살 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을 읽고 나서 왜 이렇게 음침한
공포소설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일까? 마치 팀 버튼 감독의 기괴한 영화를 한 편 본 기분이기도 하고 말이다.
후루쿠라 게이코, 그녀는 말 그대로 편의점 인간이다. 어린 시절 지극히 목표지향적인 행동을 하던, 예를 들자면 싸우는
친구를 진정시키기 위해 삽으로 머리를 내려치는, 소녀였던 게이코는 끝내 남들과 비슷한 사고체계를 익히지
못했다. 시끄럽게 우는 아이를 달래는 여동생을 보면서, 울음을
그치게 하는 거라면 간단하다며 작은 칼을 바라볼 정도니 말이다. 다만 그녀는 나이가 들면서 남들과 비슷해
보이는 방법을 적당히 배우게 된다. 바로 편의점에서였다. 대학교 1학년때 우연히 알바를 구하는 편의점에 흥미를 느꼈고, 그 곳에서
‘점원’으로 교육을 받으며 보통인간처럼 행동하는 매뉴얼을
익히게 된다. 그렇게 보통사람인척 연기를 하며 서른여섯 살이 된 그녀는 심지어 편의점 안에서만은 능숙한
인간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하지만 그 밖의 삶에서는 여전히 남들과 비슷한 삶을 살지 않는 그녀에게 다양한
압박이 다가온다. 왜 결혼을 안하는지, 왜 그 나이까지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는지 이런 질문들에 그녀가 내놓을 수 있는 답은 점점 더 옹색해지기만 한다. 그런 그녀와 닮은
듯 너무나 다른 시라하가 등장하고, 두 사람은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거짓말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어쩔수 없는 편의점 인간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나 같은
사람에게 되묻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편의점 인간인 것이 나쁘냐고?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지극히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다수의 사람들의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무섭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나 같은 사람 역시 그녀의 시점에서는 민폐였을 것이다. 남들과 다르다고
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지, 왜 이물질처럼 대하는지 궁금해하는 그녀에게 말이다. 소설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더 마음이 복잡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