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리 더 이노센트
레이첼 애보트 지음, 김성훈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어린 매춘부들의 자립을 돕는 알리움 재단을 운영하는 휴고 플레처, 그는 활발한 자산사업으로 작위까지 받은 인물이다. 그런 그가 쾌락을 위해 자발적으로 침대에 묶였다 살해를 당하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식을 듣고 영국으로 돌아온 그의 부인 로라는 결혼을 할 때의 반짝임을 다 잃은 상태였다. 이야기는 로라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면서 진행된다. 어린 시절부터 단짝이었지만 로라를 고립시키고 통제하려던 휴고의 계략으로 멀어진 이모젠에게 보내지 못했던 편지를 통해 과거의 시점이 진행되는 것이 독특하다.

가정 내 폭력, 특히 육체적인 것뿐 아니라 정신적인 학대에 집중한 다큐멘터리 올 인 더 패밀리로 큰 상을 수상했던 로라는 그 곳에서 휴고를 만나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꽃 알리움과 같은 이름의 재단을 갖고 있던 휴고, 그는 알리움이라는 꽃에 담겨 있는 비유를 설명해 주기도 한다. 양파처럼 여러 겹으로 포개져 있는 알뿌리로 시작되지만 강하고 곧은 줄기를 땅 위로 뻗어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다고 한다. 그는 어린 소녀들에게도 잘 자랄 환경만 만들어주면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자선사업가이자 재벌이기도 한 휴고에게 빠져든 로라는 그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꽃처럼 피어나지 못하고, 땅속보다 더한 어둠 속으로 끌려들어가게 된다.

솔직히 끝 맛이 좋은 책은 아니다. 어느 정도 예측했던 수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까지는 유추할 수 있었는데, 그 이상으로 나아가니 감당하기 불편했다. 거기다 톰 더글라스 형사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책이다 보니 등장한 것일까? 바람을 폈다가 톰이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것을 노리고 자식을 앞세워 재결합을 원하는 전처 케이트와 데칼코마니 같은 휴고의 전 부인까지, 소설 속의 여성들이 참으로 소모적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 책을 덮고 다시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온리 더 이노센트 ONLY THE INNOCENT> 자신의 일에 열성적이었고 매력적이었던 로라가 모든 것을 다 잃었다고 느꼈을 때, 정말 삶에 지치고 다 포기하고 싶었을 때, 그녀를 버티게 만든 단 하나가 아니었을까? 그녀가 취재했던 정신적인 학대가 그녀를 완전히 무너트리지는 못했던 이유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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