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읽는 고시조
임형선 지음 / 채륜서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시절 문학시간에 고시조가 나오면, 시대적 배경과 해석 그리고 자주 등장하는 이 과연 어느 왕을 이야기하는지를 중요했던 거 같다. 그러니 고시조가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이야기로 읽는 고시조>를 읽다 보니 고시조가 참 운치 있게 느껴졌다. 책 소개 그대로 고시조가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인가? 시조에 얽힌 사연과 역사적 배경을 살피다 보니 마치 한 편의 역사서를 읽는 거 같기도 했다.

홍랑, 이매창, 그리고 황진이는 조선시대 3대 기녀라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던 이들 중 홍랑과 이매창은 임진왜란으로 일편단심으로 사랑했던 남자와 이별을 했다. 두 사람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시조로도 남겨졌고 그녀들이 남긴 시조를 읽다보면 애틋하다는 것이 바로 이런 느낌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임진왜란 때 고죽 최경창의 작품을 끝까지 지켜내 문중에 넘겨주었던 홍랑을 해주 최씨 문중에서는 집안 사람으로 여겨 시제를 지내주고 있다니 기억에 남는다. 이매창같은 경우에는 매창공원을 조성하고 제사를 지내준다고 하니 두 사람은 참 비슷한 행로를 걸었던 거 같다. 이와 조금은 달랐던 황진이, 그리고 황진이의 유혹에도 정신적 교감만을 이어갔던 서경덕이 남긴 시도 기억에 남는다. 마냥 젊은 줄만 아는 마음을 탓하는 그의 시는 황진이에 대한 마음을 은근하게나마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싶다. 은근하다는 말을 하고 보니 시에 능했다는 임제와 기녀 한우(寒雨)까 나눈 시조가 생각난다. 차가운 비라는 뜻을 가진 기녀 한우寒雨의 이름으로 '찬비를 맞았으니 얼어 잘까 하노라'라고 운을 띄우는 임제에게 '찬비를 맞았으니 나와 함께 따뜻하게 주무시옵소서'라고 화답하는 한우였다.

다정多情도 병病이냥 하여 잠못드러 하노라라던 <다정가>를 지은 고려말 충신 매운당 이조년 형제의 이야기가 자연, 풍경 그리고 풍류편에 소개된다. 자신이 섬기던 고려에 대한 지조와 절개를 드러낸 고려의 충신 길재의 <회고가>가 담긴 정치편도 있다. 그런데 사랑에 대한 시조가 왜 그리 기억에 남는지 말이다. 사랑은 시대와 언어를 넘어서는 가장 보편적인 감정이라 그런 것일 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