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사람을 움직인다 - 마음을 지배하는 공간의 비밀
콜린 엘러드 지음, 문희경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 집을 비롯한 건축물이나 도시가 우리 심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 바로 <공간이 사람을 움직이다>이다. 신경과학과 건축 그리고 환경설계를 접목시켜 심리 지리학psychogeography’을 연구하고 있는 콜린 엘러드의 책은 상당히 흥미롭다.

최근 집을 구입하기 위해 돌아다니면서, 나는 가까운 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접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전망이 좋은지를 따지고 있었다. 정말 맛있는 빵집이 있어서 그 동네가 마음에 든다는 날 보고 친구들은 어이가 없어 했다. 심지어 집에 오래 있지도 않은데 전망이 무슨 상관이냐고 하는 지인도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나 나름대로 행복을 찾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을 감수하고 글을 쓴 정재승 교수의 “'나는 어떤 공간에서 행복하고 창의적이며 안식을 얻는가'를 생각해보라라는 조언처럼 말이다.

처음에는 최첨단 기술의 우리의 집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그 부분을 먼저 읽기도 했었다. 가상현실 시스템의 궁극의 목표인 실재감을 통해 우리의 감정에 어울리게 적절하게 외양을 바꾸는 민감한 집이라 너무 매력적이지 않은가? 자연환경에 둘러싸여 있으면 우리가 갖고 있는 회복탄력성이 커진다고 한다. 그리고 자연을 실제로 접할 수 없는 곳에서는 자연을 시뮬레이션 한 장치만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창문을 통해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곳에서는 화면으로 만들어낸 자연이 큰 효과가 없다고 하지만, 가상현실 시스템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우리가 그런 공간과 어떠한 관계를 맺게 될지도 기대되기도 했다.

처음 기대와 조금은 다르게 정말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환경과 우리의 관계이다. 예를 들면 각본에 정해진 방향감각 상실이라는 의도적인 개입을 구현하는 쇼핑몰들이 있다. 카지노에서도 비슷한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정신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장치인데, 이를 통해 충동구매를 하거나 도박에 빠져들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거리의 작은 가게를 돌아다니며 쇼핑을 하는 것보다, 쇼핑몰에 갔을 때 확실히 생각하지 못했던 물건들을 많이 구입하게 된다. 거리의 가게들을 이야기하고 보니, 도시와 사람의 관계도 흥미로웠다. 언제부터인가 도시의 풍경이 정말 특징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를 통해 편이성이 좋아지고, 기능적인 면에서는 유용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각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무시한다는 작가의 생각에 공감이 가기도 했다. 작가의 연구에 따르면,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심리상태를 고려하는 것에 아주 큰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닌데, 이런 부분은 실제로 적용해봤으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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