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건축학도가 된 이준호는 건축답사를 위해 1년 동안 지구 한 바퀴를
돌기로 한다. 출발날짜는 자신에게 가장 의미있는 날이라고 할 수 있는 생일, 1월 17일이다. 그런
생각을 했을 때는 이미 생일과 가까운 날이었다고 하는데, 어쩌면 그래서 이 여행이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일정이 짧다면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볼 수 있다. 하지만 1년이라는 시간동안 이루어지는 여행은 그냥 저질러버리는
것이 잘 어울리는 거 같다.
여행을 하다 일본 여행자 ‘와카’를
만나기도 한다. 그의 여행의 테마는 ‘야구’였다. 세계 프로 야구가 열리는 곳을 짚어서 여행을 하는 와카를
만났을 때 저자의 기분을 자꾸만 미루어 짐작하게 된다. 아름다운 사진과 단상이 어우러지는 구성이라
그런 여지가 많았다. ‘원색의 콜라주’라고 하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작은 항구도시 ‘까미니또’도 있다. 배를 만들고 남은 철판과 페인트를 이용해 만들어진 집으로 독특한 원색의 도시 풍경을 그려냈다. ‘사진 액자’는 나도 비슷한 혹은 반대의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공감이 갔다. 사진 속에서 봤던 풍경을 실제로 봤을 때의 감동에 대한 이야기다. 때론 나는 실망을 하기도 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현대적인
풍경에는 대부분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는 느낌을 받았던 거 같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휴양지인 잔지바르 섬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 곳에서
일하는 마사이족이 바다를 바라보는 것을 보며, 그녀의 시선의 끝에는 고향 땅이 있지 않을까 그는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카메라 렌즈 뒤에 있던 그의 시선 역시 고향 땅에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국적인 풍경보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리고 작가의 따듯한 시선이 더욱 돋보였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