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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마음에 든다 - 펜으로 일상을 붙드는 봉현의 일기그림
봉현 지음 / 예담 / 2016년 9월
평점 :
한국에서의 삶이 충분했지만 행복하지 않아 2년간의 긴 여행을 떠났던 시절의
봉현의 ‘일기그림’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그녀의 일상을 담은 일기그림을 모은
<오늘 내가 마음에 든다>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이 책을 엮으면서, "마치 당신의 일기를,
당신의 시간을 내가 대신 기록해둔 것만 같은 착각을 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는 글을
더한다. 나에게 그녀의 글과 그림은 처음부터 그런 착각(?)
아니 행복을 전해주었기 때문에 더욱 반가운 말이었다.

친구와 만나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실거리가 탁자에 놓여져 있었던 일기그림이 떠오른다. 우리는 조금 다르게
‘굳이 메뉴판을 들썩이며 이런저런 것을 이야기해도’ 결국
여전히 그대로인 것이 떠오른다. 친구라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닐까?
그렇게 서로 아무 말 없어도, 혹은 서로 긴 시간을 돌아와도 여전히 익숙한 그런 것
말이다. 다니는 카페나 서점에 대한 글과 그림이 많아서,
가보고 싶은 곳도 많아지는 기분이다. 그녀의 말처럼 스쳐 지나가는 인연일 수 있게
말이다. 그 중에 ‘자리욕심’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니가 앉은 자리, 그 자리가 내 자리였어야 해. ", 마치 노래처럼 부르고 싶은
한마디. 나 역시 그런 곳이 있었다. 시트콤 ‘프렌즈’처럼 출석도장을 찍는 것도 아니면서, 왠지 그 곳에 가면 내 자리 같은 그런 이상한 느낌 말이다.
노래하니 이 책에서 만난 오지은의 ‘서울살이는’이 떠오른다. "사람들 수만큼의 우주가 떠나니고 있네, 이 작은 도시에."라는 가사가 참 좋아서, 찾아 들어봤는데, 이 책과도 참 잘 어울린다.

불면의 날의 “나에게 아침도 낮도 아닌”
이런 글들 참 마음에 들어온다. 한참 불면증이 심할 때는 시계 알림을 아침을 기준으로
하는 시간에 해놓기도 했었다. 잠을 자지 못한다는 것은 시간을 참 모호하게 흐트러놓기
때문이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많아서, 정말 내 일기장을
들춰보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내가 매일 쓰는 일기장에는 그림도 없고,
이렇게 누군가의 공감을 끌어내는 글도 없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