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당 정인보 평전 - 조선의 얼
김삼웅 지음 / 채륜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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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잊혀진 아니 지워진 독립운동가들이 영화에 등장하고, 그들의 생애를 책으로도 만날 수 있는 세상이 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만나게 된 위당 정인보’, 그의 호가 익숙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검색을 하다 보니, 대학을 다닐 때 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연세대에서 10년이 넘게 후학을 길러낸 교육자이기도 했고, 연세대에서는 민족사관 정립과 국학 진흥에 헌신한 선생을 기리기 위해위당관을 지정했던 것이다. ‘국학이라는 용어도 그가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국사와 국문학을 연구하는데 앞장서 조선의 역사와 조선의 얼이 그대로 사라지지 않도록 했던 분이기도 했다.

아주 가깝게는 어린 시절 배웠던 지금도 가사를 기억하는 ‘3.1절 노래의 작사가이기도 하다. 우리가 기억해야 마땅한 분인데, 6.25때 피랍되었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다. 현대사연구가 및 정치평론가인 김상웅의 <위당 정인보>는 솔직히 쉬운 책은 아니다. 아무래도 독립운동가이자 최후의 양명학자였던 정인보의 삶을 그려내다 보니, 그의 글을 직접 인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부분이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이번 일이 다만 일시적으로 공의 묘소와 위토의 경매를 면하는 일이어서는 아니 된다. 이를 기회로 이순신의 무덤과 유적을 보존하는 일을 그의 종손에게서 떼어서 전 민족적인 어느 기관이 맡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묘산 경매문제에 붙여 쓴 글의 일부이다. 그는 충무공의 묘산이 은행으로 넘어가게 된 것을 알고 시론을 발표하여 민중들의 자발적인 모금 운동을 일으켰다. 그 글의 말미를 읽으며 그가 갖고 있는 혜안을 엿볼 수 있었다. 잠시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우리에게 일제에 의해 왜곡되고 훼손된 역사가 아닌 조선의 역사와 얼을 그대로 전해주기 위해 정말 끊임없이 노력했던 인물이다. 그의 평전에 조선의 얼이라는 부제가 붙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앞으로도 잊혀져가는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평전이 더욱 많이 나왔으면 한다. 칼보다 강한 붓으로 위당 정인보가 지키고자 했던 민족의 얼을 계속 지켜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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