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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지 않다 - 자신감과 열등감 사이에서 방황하는 여자들을 위한 심리처방전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강희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독일 최고의 심리치료사라는 배르벨 바르데츠키, 그녀의 책을 몇 권
읽어봤지만 읽는 것도, 독후감을 쓰는 것도 참 어렵다. 책이
난해하다던가 그런 것은 절대 아닌데, 잘 숨겨놓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거기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려고 하면, 내 내면에 가장 약한 면을
다 털어놓을 거 같아 두렵기도 하다.
물론 이런 나의 감상 역시 ‘여성의 나르시시즘’을 드러낸 것일지도 모른다. ‘여성의 나르시시즘’은 독일 그뢰넨바흐 심인성질환 전문 병원에서 10여 년간 섭식장애, 알코올 약물 같은 중독증세를 보이는 여성 환자들이 드러낸 심리적인 문제에서 찾아낸 개념이다. 그리고 <나는 괜찮지 않다>에서는
외적으로는 큰 문제점을 노출하지 않지만, 내면은 결코 괜찮지 않은 ‘여성의
나르시시즘’을 조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발행된 <여자의 심리학>의 개정판인데, ‘여성의 나르시시즘’에 대한 책이기는 하지만, 여성만을 위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목이 바뀐 것이 마음에 든다.
아무래도 ‘들어가는 글’에
나왔던 장애라는 말은 있지만 비장애라는 말은 없다를 되새기며 용기를 내야겠다. 사실 사람들은 누구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크고 작은 장애를 갖고 있을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자신감과 열등감 사이를
방황하는 여성’이라는 말이 나에게 너무나 잘 어울린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대학교를 입학하기 전에 감량을 해서, 지금은 도리어 너무 말라서
걱정이라는 소리를 듣곤 한다. 그런 나에게는 중고등학교시절의 그림자가 짙게 남아 있다. 엄마가 했던 잔소리라고만 표현하기에는 자존심을 너무나 자극했던 말들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때로는 그런 말을 나 자신에게 혹은 주변에 아무런 거리낌없이 던지곤 한다. 솔직히 20대에는 섭식장애까지 간 적도 있었고, 지금도 체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만 알고 절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문제를 갖고 있다.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참 고쳐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여성들을 위한 심리처방전에 나름 큰 기대를 했었다. 물론
심리처방전이 내가 기대했던 마법의 약 같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할까? 적어도 내가 어디서 방황을 하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큰 첫걸음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 백설공주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백설공주가 사냥꾼을 만났을 때, 그녀가 살 수 있었던 것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길로 가겠다는 마음가짐 그것이 바로 변화의 시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