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서도 장난감을 놓지 못하는 무의식적 이유 - 신화를 삼킨 장난감 인문학
박규상 지음 / 팜파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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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신의 모습을 모방하여 만들어졌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장난감을 통해 신이 하는 행동을 모방하고 싶은 것일까? ‘신화를 삼킨 장난감 인문학이라는 부제를 가진 <어른이 되어서도 장난감을 놓지 못하는 무의식적 이유>를 읽으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장난감을 좋아하는 나를 보고 친구들은 예쁜 쓰레기를 모으는 것을 좋아한다며 놀리곤 한다. 생각해보면 이런 저런 것들을 모으지만, 잘 갖고 놀지는 않는 편이다. 그래서 레고를 좋아하는 남편을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보통 레고하면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줄 창조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프라모델, 레고, 퍼즐을 모아놓은 남편의 방에 가면 잘 정돈된 박스가 더 많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레고의 진정한 힘은 해체에 있다고 말한다. 창조적 파괴를 위해 존재하는 장난감이라고 말이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그것을 해체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창조는 불가능하고, 도리어 모든 가능성을 멈춰버리게 되니 말이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는 여러 가지 신화로 이어진다. 그리스, 북유럽, 수메르, 인도, 중국 등 정말 다양한 곳의 신화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읽으면서 내내 행복했다. 또한 레고는 힌두의 신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와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명命名의 의미를 풀어낸 피규어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나의 부족한 소견 탓인지, 이렇게까지 확장해나갈 수 있나 하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다. 나에게는 낯선 뱀주사위놀이를 읽으면서는 힌두의 신을 더 이해할 수 있기도 했다.

나 역시도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장난감과 신화를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행복했고, 이렇게 다양한 신화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다. 책 제목이 너무 장난감에 비중을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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