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 무지와 오해로 얼룩진 사극 속 전통 무예
최형국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TV나 영화의 사극 속에서는 수많은 영웅과 그들을 더욱 빛내줄 전투신이 등장한다. 물론 현실에 어느 정도 바탕을 둔 가상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이 등장할 수 있는 사극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어느 정도 고증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의 사극, 특히 사극 속 전통 무예는 환타지소설처럼 시공간을 넘나들고 있다는 것이다. 주몽(B.C. 58-B.C 19)이나 선덕여왕(?~647)1900년대 도입된 영국식 말 안장을 사용하는 수준이니 말이다. 그래서 역사서의 기록과 훈련을 통해 조선시대 무인의 실체를 그려낸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라는 책이 의미가 있게 느껴진다.

나도 몰랐던 이야기들이 정말 많았다. 사극이나 유적지에서 수문장들이 의례히 들고 있던 당파(삼지창 형태의 무기)’는 실제로는 임진왜란 이후에 도입된 것이라고 한다. 심지어 널리 사용된 것이 아니고, 용맹과 위엄 그리고 담력이 뛰어난 사람이 사용하던 무기라고 한다. 거기다 아무래도 삼국지의 영향이겠지만, 지휘관의 일기토(一騎討)같은 것은 실제로 이루어질 수 없었다. 조직적이고 전술적으로 전쟁에 지휘해야 할 지휘관이 그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물론 아주 끝으로 가면 어쩔 수 없이 패싸움의 형태로 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선 후기 폭력조직조차 오와 열을 맞추어 전투훈련을 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보는 사극 속 전투는 시작부터 난장판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은연중에 서양의 사극에서 보는 전투대형 같은 것을 보며 부러워할 수 있지 않은가? 또한 박물관에 전시된 갑옷을 보면, 저걸 입고 다니는 것부터 체력이 많이 소모되겠다는 생각을 하곤 해서 주인공의 칼 앞에서 단칼에 베어지는 갑옷이 문제가 있다는 것도 공감이 갔다.

이와 반대로 투구착용에 대한 문제는 어쩔 수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블 코믹스에 등장하는 토르는 헬멧을 사용하고 있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등장하는 토르는 그 멋진 헬멧을 거의 착용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배우의 연기를 너무 가로막기 때문이지 않은가 싶다. 물론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사극들이 너무나 고증이 엉망인 것은 문제이겠지만 말이다. 과장은 못해도, 깎아 내리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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