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레시피
테레사 드리스콜 지음, 공경희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테레사 드리스콜의 데뷔 소설인 <인생레시피, Recipes for Melissa>, 멜리사는 스물 다섯의 생일날 변호사 사무실에서 어머니의 유품을 건네 받게 된다. 여덟 살에 정말로 갑작스럽기만 한 엄마의 죽음을 경험한 그녀로서는 도리어 엄마가 남겨준 책이 낯설게 느껴졌다. 사실 내 입장이라도 그랬을 것이다. ‘삶의 질이 높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항암 치료를 거부했던 엄마, 물론 엄마는 아니라고 여길 수 있었겠지만, 나의 여덟 살은 엄마의 이야기를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라며 자만하고, 엄마를 원망했겠지. 하지만 멜리사, 우리가 얼마나 많이 웃었는지 네가 기억해주면 좋겠어라는 글귀를 보며,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엄마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아이가 기억하는 엄마, 그리고 엄마와 함께한 시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와 비슷한 에세이를 읽은 적이 있다. 제목도 비슷했었는데, 그 이야기는 정말 엄마다운 걱정과 잔소리로 채워져 있었다면, 멜리사의 엄마 엘레노어가 남겨놓은 글은 물론 엄마 같기도 했지만 친구 같기도 했던 거 같다. ‘품 안의 자식이라는 표현이 맥락 없이 떠오르기도 한다. 자신이 멜리사를 가졌던 스물다섯이라는 나이, 어쩌면 엘레노어는 그 나이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자신의 딸이지만, 누군가의 엄마가 될 수도 있는 나이니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마음이 따듯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할머니가 엄마에게 엄마가 딸에게 그렇게 이어지는 레시피를 보며 처음에는 왜 이런 글을 남겨놨는지 궁금해했던 멜리사지만, 그 음식들과 함께 그녀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으로 다시 걸어 들어가게 된다.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밀어두었던 어린시절의 멜리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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