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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건축 - 양용기 교수의 알기 쉽게 풀어쓴 건축 이야기
양용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4월
평점 :
건축디자인학과 교수 양용기의 ‘건축학 개론’과 같은 책이, 바로 <철학이
있는 건축>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것은 건축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와 탐구과정을 상당히 쉽게 풀어 썼다는 것이다. 거기다 사진자료도 풍부하게 제시되어서, 시대를 대표하는 유명한 건축가들의 작품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눈호강 뿐 아니라, 글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바로 눈으로 직접 보면서 혹은 비교하면서 확인할 수 있어서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이다. 행여나 그것조차 부족함이 있을까하여, 직접 손으로 판서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자료도 있어서 ‘양용기 교수의 알기 쉽게 풀어쓴 건축 이야기’라는
부제에 충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나부터도 건축하면, 건물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양용기 교수는 건축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간을 창조’한다는 것에 있다라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공간을 "무엇인가 담을 수 있는 장소"라고 정의한 아리스토텔레스와
"건축은 식물처럼 연약한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라고
말한 스위스 건축가 기디온의 말을 종합해보면 건축이 어떤 것인지 쉽게 답이 나온다.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사람이 존재함으로써 가치를 갖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이 건축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건축은 사람을 보호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오죽하면 독일의
건축가 마이어 보헤 "겨울에 따듯하지 않고 여름에 시원하지 않으며 어느 계절에나 잘 적응하지
못하는 집은 집이 아니다."라고 말했겠는가. 하지만
사람을 위해서 과연 어떤 것이 좋은지 고민하는 건축가들은, 사람의 시선과 동선을 차단하는 벽이 사라져야
진정한 공간과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에서 보호되어야 하지만, 자연과 분리될 수 없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공간은 자연을 끌어들이거나, 자연의
일부가 되는 형태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때 떠올랐던 것이 처음에 언급되었던 한옥이 갖고 있는 장점이다. 지붕을 활용하여, 처마라는 공간을 만들어내면서 공간의 확장을 이루어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그러한 것에 영감을 받은 건물들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공간에 자유를 풍부하게 깃들게 해주었던 안도 다다오의 ‘물의 교회’역시 매우 인상적이었다. .
벨기에 건축가 빅토르 호르타가 벽을 바라보며 "무엇 때문에
건축가는 화가와 같이 대담할 수 없는가?"라고 말했다. 생각해보면, 건물에 들어가면 가장 많이 마주치게 되는 것이 벽이기 쉽다. 특히나
건물의 내부를 형성하는 벽은 공간을 만들어가는 디자인적인 기능이 강화될 수 있는 부분인데, 일반적인
주택에서는 대담한 형태의 벽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끌어올릴 수 있는 혁신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들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일단 빅토르 호르타의 말을 기본으로 깔고 시작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고, 우리 집의 벽에도 다양한 표정을 불어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