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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루스 웨어의 <인어 다크, 다크
우드>, 아무래도 원제를 그대로 살릴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 그대로 나 역시 어둠 속을 헤매고 다닌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는 것은 아무래도 이 소설의 화자인 리오노라
쇼의 심리상태 덕분일 것이다. 10여년 전의 절친이었던 하지만 그 후로 단 한번도 연락하지 않았던 클레어의
싱글파티에 참석해달라는 초대장을 받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녀는 자신을 ‘리’라고
부르는 초대자 플로에게 ‘노라’라고 불러줄 것을 요청할 정도로
과거와 완벽한 분리를 원하는 인물이었는데, 그 초대장은 그녀가 애써 묻어두었던 과거로의 초대나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그녀 역시 자신에게 쉼 없이 왜 이 곳에 왔는지를 물어보는데, 나 역시 노라에게 묻고 싶은 것이었다. 물론 금새 그 질문은 병원에서
정신을 차린 그녀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그리고 제임스와 그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로
끊임없이 변화했지만 말이다. 물론 거기에 대한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고, 이 책을 영화로 제작하기로 한 리즈 위더스푼의 추천사 “놀랄 준비를
하라. 정말로 놀랍다”에 한마디 더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의 메마른 성미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준비
기간이 좀 긴 거 같다고……
다른 친구인 니나와 함께 스마트폰의 지도조차 연결되지 않는 숲 속 공터로 찾아간 그녀는 유리와 강철로 섞어 만든
듯한 독특한 별장으로 향하게 된다. 노출증이 있는 사람이 설계를 한 것인지, 아니면 어두운 숲을 향해 있는 무대인 것인지, 가늠하기 힘든 그
곳의 벽에는 엽총이 걸려 있었다. 토끼를 쫓기 위한 공포탄이 들어 있는 총이라고는 하지만, 연극 쪽에서 일하고 있는 톰은 그 총을 보고 ‘체호프의 총’을 떠올린다. 주석에 따르면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가 정의한 각본의
원칙인데, 1막에 총을 복선으로 등장시켰다면 3막에서는 반드시
쏴야 한다는 것이다. 십 년 만에 클레어를 만난 노라는 제임스와 결혼을 할 것이라는 친구의 발표에 혼란스러워하고, 완벽한 클레어에 걸맞는 완벽한 파티를 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는 플로의 계획은 점점 더 파국을 향해 달려가기만
한다. 그리고 어김없이 그 총은 밤에 별장으로 스며들어온 남자를 향해 발사되었다. 도대체 예비신랑인 제임스는 왜 결혼을 앞둔 자신의 신부와 친구가 즐기는 싱글파티에 찾아온 것일까?
아무래도 이 책의 리뷰를 쓰면서 물음표를 많이 사용한 거 같다. 그만큼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책장을 빠르게 넘기게 하는 힘이 분명 있다. 특히나 여름에 잘 어울릴 거
같은 데, 영화로 언제 개봉할지 기대되기도 한다. 이미 결론을
알면서도 영화를 기대하는 이유는 소설을 읽을 때는 섬세한 심리묘사에 시선이 많이 갔었다. 노라가 범죄소설가라는
것을 잊을 정도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녀의 직업이 중요한 포인트라는 생각과 함께, 숨겨진 복선이 상당히 촘촘하다라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