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쌉싸름 사중주
유즈키 아사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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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에 아기자기함을 한 수저 더하고, 섹스를 한 수저 덜어내면 <달콤 쌉싸름 사중주>가 되지 않을까? 비슷한 구석이 거의 없는 책인데도, 뚜렷한 개성을 가진 4명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그들이 만들어가는 우정과 사랑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서 그런 생각이 든 것이 아닌가 한다. ‘서점의 다이아나를 통해 처음 인연을 맺은 작가 유즈키 아사코, 그녀의 책을 읽고나면 잔잔한 행복이 온 몸에 퍼져나간다. 아무래도 그녀의 팬이 될 거 같다.

몇 일 전에 읽은 <수플레>라는 소설도 그랬지만, 음식은 참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열네살 때부터 친구의 집에 모여 티파티를 하는 사키코, 유카코, 마리코, 가오루코는 불꽃 놀이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에게 첫눈에 반한 사키코를 돕기 동분서주하게 된다. 힌트는 남자가 건낸 유부초밥 하나 뿐! 백화점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는 마리코는 우연히 나간 소개팅에서 남자에 대한 작은 단서를 얻게 되고, 잡지사에서 일하는 가오루코는 맛집 담당 기자의 협조로 유부초밥을 찾으러 다닌다. 그리고 요리 블로그를 운영하는 주부 유카코는 독특한 풍미를 갖고 있는 유부초밥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친구들의 노력으로 남자에 대해 알아내게 되었지만 망설이는 사키코에게 친구들은 이런 말을 전해준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나설 수 있었던 건 사키코 너를 좋아하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네가 우리를 움직이게 한 거라고. 친구의 능력은 곧 나의 능력, 그 정도는 뻔뻔해도 좋잖아. 안 그러면 늘 친구들과 비교만 하면서 시시하게 살 뿐이라고.”

이런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되던지 말이다. 남자친구가 마신 하이볼에서 낯선 향을 감지해낸 마리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음식에 서툰 가오루코를 위해 친구들이 계획한 설음식 분담표도, 그냥 책을 읽고 있으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소설로 읽어도 머릿속에서 그 상황들이 그려지고, 행복이 더 커진다. 가오루코의 결혼식에 친구들이 불러준 タイムマシンにおねがい,타임머신에게 부탁해라는 노래를 다 함께 부르는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런 친구들과 함께라면 타임머신에게까지 부탁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좋아하는 시대로 갈 수 있어/시간의 나선을 뛰어넘어/타임머신에게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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