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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 듣다가 네 생각이 나서
천효진 지음 / 베프북스 / 2016년 5월
평점 :
라디오를 즐겨 듣는 편은 아니지만, 라디오에서 사연을 소개한 후, 마치 그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친구가 들려주고 싶을 법한 노래를 틀어주는 것을 보며 놀라워 한 적이 몇 번
있다. 그래서 tbs 교통방송의 라디오 PD인 천효진의 <이 노래 듣다가 네 생각이 나서>를 읽으며 내가 영 헛 짚은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세대를 초월한 수많은 노래를 소개하고, 아름다운 가사와 거기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풀어내니 말이다. 거기다 노랫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QR코드를 통해 직접 감상할
수 있게도 해주고, 마음에 와 닿는 가사를 직접 써볼 수 있는 공간까지 있어서, 정말 팔방미인과도 같은 책이다.
아빠가 기타로 연주를 하며 많이 불러주셨던 해바라기의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은 따로 영상을 보지 않아도 머릿속에서 아빠의 목소리와 나를 둘러싸고 있던
따듯한 감정들이 저절로 떠오른다. 책에서도 “나의 사랑이
부디 이기적이지 않고, 그들을 기쁘게 했으면”이라고 했는데, 이 노래만큼 그 마음이 잘 어울리는 노래도 없을 듯 하다. 정말이지
노래는 현재 진행형의 추억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부모님과 함께 갔던 조용필의 콘서트에서 들은 <바람의 노래>도 그러하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별다른 말 없이 노래만 들려주고, 아직 조용필의 노래를 많이 알지 못하던 때라 아주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네, 내가 아는 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라던 가사는 웬일인지 내 마음
속에 깊이 파고들었다. 그리고 힘든 일이 있을 때면, 귓가에
울리는 듯 했던 걸 보면, 내 인생의 노래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
책을 읽으며 알게 된 좋은 노래도 많다. 스트릿건즈의 <꽃이 져서야 봄인 줄 알았네>는 가사만 보고는 산울림의 <청춘>과 비슷한 노래가 아닐까 했는데, 막상 찾아보니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노래였다. 그리고 그 느낌
그대로 매력적이라 앞으로도 즐겨 듣게 될 거 같다. 또한 가사가 너무나 아름다운 박정현의 <Song for me>도 있다. “힘든 기억도 추억이
돼. 편하기만 한 여행은 없잖아. 언제까지나 미룰 순 없어. 작은 기적은 내가 시작해야 해.” 라는 가사는 정말 나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그런 노래이기도 하다. 이 노래와 함께한 글처럼 "오늘을
소비하는 것이 행복인가? 내일의 행복을 기대하며 오늘은 축적하는 것이 행복인가?"라는 고민을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이 노래가 내 마음을 보살펴주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좋은 노래와 좋은 글을 함께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