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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차례가 온다면
세스 고딘 지음, 신동숙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구루로 불리는 마케팅 전문가 세스 고딘이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자칫 착각하기 쉬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지금 당신의 차례가 온다면>
책을 읽으며 너무나 공감가는 이야기가 있었다 바로 ‘고장 난 에스컬레이터 이론’인데, 광고제작자 팀 파이퍼가
2006년 제작한 광고에 삽입한 현대적 우화에 대한 것이다. 회사의 임원으로 근무하는
남녀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중, 돌연 에스컬레이터가 이상한 증세를 보이다 멈춰버린다. 에스컬레이터에 갇혔다고 생각한 그들은 한숨을 내쉬거나 도움을 청한다.
에스컬레이터가 멈췄다면 그냥 계단이기에 걸어나오면 될 뿐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그냥 코미디처럼 넘겨버릴 수 없다는 것이 흥미롭다.
왜냐하면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을 입학해서 내가 스스로
시간표를 짜야 한다는 것에 당황하기도 했고, 주체할 수 없이 많은 시간들이 나를 힘들게 했다. 고등학교때는 대학생활의 자유로움과 낭만을 꿈꿨으면서도, 막상
나에게 그것이 쥐어지니 마치 멈춰버린 에스컬레이터에 서있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물론 그 후에 언급된
것처럼 고장난 에스컬레이터에서 곧장 걸어 올라간다고 해서, 늘 바라던 결과에 이르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자유를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또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써낸 작가 스티븐 킹에게 던져진 질문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그에게 "책을 쓰실 때 어떤 연필을 사용하시나요?"라는 질문을 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와 같은 연필을
쓴다고 과연 같은 책을 쓸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정말 필요한 질문은 "보잘 것 없는 아이디어들은 전부 어디서 얻으십니까?"라고 세스
고딘은 말하는데, 그 수많은 생각들을 시도해보고 실패하고 훌륭한 아이디어로 걸러내는 과정 없이는 그와
같은 책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노트와 펜 같은 것에 집착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있게 읽었던 이야기이다.
1927년 브뤼셀에서 열린 솔베이 회의에 모인 세계적인 물리학자 29명의 사진이 공대생들의 데스노트로 알려졌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사진에도 놀라운 비밀이 하나 숨겨져 있었다. 그 중
17명은 회의가 개최된 이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들은 거기에 초대받은 것에
자극받아 더욱 자신의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그 회의에 참여해야 했을 때 거절하지 않았던
것이 그들에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자신의 차례가 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가장 잘 보여주는 일화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