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가지고 싶은 문장들 - 책 숲에서 건져 올린 한 줄의 힘
신정일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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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들은 내 가슴속으로 촉촉이 스며들어와 목마른 영혼에 기적과 같은 자양분을 줍니다. 그 문장을 쓰신 분들을 일일이 만나지는 못했지만, 나에게는 시공을 뛰어넘어 사숙私淑한 진정한 선생님들입니다. 나는 그 문장들을 읽을 때마다 그 분들에게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낍니다.”

책을 읽다 내 마음을 다잡게 해주거나 위로해주는 문장을 보면 다이어리에 옮겨 적어놓곤 한다.그래서 매년 다이어리를 바꿀때면, 새로운 다이어리에 새롭게 적거나 그대로 전의 다이어리에 남겨놓는 문장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나에게도 그렇게 오랜 시간 함께해온 문장들이 있어서, 문화사학자 신정일의 <그토록 가지고 싶은 문장들>의 서문에 공감하게 된다. 의미심장한 문장들들을 소개하고, 그 문장들이 만들어내는 깊이 있는 울림을 글로 풀어냈는데, 읽으면서 너무나 좋은 문장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사람의 운명은 정해진 규칙대로 움직이는 체스가 아니라 보물찾기 같은 것이다 -일리야 에렌부르크의 말에서

불행은 내 마음이 만드는 것이며, 내 마음만이 그것을 치료할 수 있다 -파스칼의 <팡세>중에서

스스로 하는 것보다 더 나은 지혜나 능력은 이 세상에 없다 -헤르만 헤세의 <홀로서> 중에서

지략과 술수를 모르는 사람을 높다고 하나, 알고서도 쓰지 않는 사람을 더욱 높다고 해야 할 것이다 -홍자성의 <채근담>중에서

어린시절 읽었던 채근담을 다시 꺼내보고 싶어지게 만든 문장이다. 생각해보면 당했다라며 자다가도 울컥해서 깨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내가 부족하여 생겨난 억울한 감정만 떠올릴 뿐, 그들이 어떻게 나보다 우위를 점했는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지략과 술수를 제대로 알고 있으면, 상대가 그런 식으로 접근을 해와도 그런 사람들을 미워할 이유가 없을텐데, 나의 감정은 지극히 1차원적인 상황에 멈춰 있었던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혼돈이 마음속에 있어야 춤추는 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니체의 말에서

아무래도 늘 평탄한 삶을 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와서, 이 문장이 나의 헛된 바람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그나마 내가 조금이라도 자랐다고 느껴지는 때는, ‘왜 나한테만 이러는거야!’를 수없이 되뇌이며 힘겹게 지나왔던 시간들이다. 즐거울 때는 언제 시간이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흘러가고, 막상 그 시간을 떠올려보면 행복한 감각들만이 머릿속에 붕붕 떠있는 느낌이 든다. 물론 그런 솜사탕 같은 시간이 필수적인 것을 알지만, 이상하게도 힘들게 지나온 시간들은 더욱 세밀하게 기억이 난다고 할까? 내가 어떤 언행을 하고, 선택을 하고, 또 그것이 무엇이 문제였는지 짚어낼 수 있기도 하다. 정말 말 그대로 그런 시간을 통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 때로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만 가능하다면 그냥 쭉 행복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니체의 말을 일엽편주一葉片舟 삼아 살아가면서 만나야 하는 수많은 혼돈의 시간 속을 지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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