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어떻게 무너진 블록을 다시 쌓았나
데이비드 로버트슨.빌 브린 지음, 김태훈 옮김 / 해냄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아무래도 함께사는 사람이 레고 마니아라 레고를 만드는 회사가 휘청거렸었다는 사실조차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 통장 잔고를 털어가는데도? 이런 의문이 생겼다고 할까? 그리고 생각해보면 나 역시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레고를 가지고 놀줄만 알았지 어떤 회사에서 만드는지 잘 몰랐기에, 궁금한 책이 바로 <레고 어떻게 무너진 블록을 다시 쌓았나>이다.

덴마크의 시골 아니 황량한 열차 정거장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마을 빌런에서 시작된 가족 소유의 레고 그룹은 'leg godt (잘 놀아요)'의 첫 두글자를 조합하여 만든 회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이름에는 그 어떤 시기에도 아이들이 잘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만들고자 하는 레고의 핵심 가치관이 깃들어 있다. 또한 지금도 레고의 본사 식당에 걸려 있는 “Det bedste er ikke for godt, 최고만이 최선이다라는 원칙은 아버지가 아들인 고트프레드에게 직접 가르쳐준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플라스틱 블록을 만들어낸 고트프레드는 한없이 확장할 수 있는 플라스틱 블록을 만들어내면서, 이전에 제작하던 나무 장난감을 포기하고 플라스틱 블록이라는 하나의 영역에 집중하게 된다.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레고블록의 시작이다. 또한 그 어떤 혁신도 블록 안에서 (inside the brick)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 인물이기도 했다.

간략하게라도 레고의 역사를 짚어준 이유는 레고가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던 중요한 가치가 바로 여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레고가 겪은 첫번째 위기는 1998년 창립이후 최초의 적자와 최대 규모의 직원 해고에 있었다. 그때 3대 경영자였던 크리스티안센은 과감하게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서 장난감 개발에 집중을 하게 된다. 그리고 새로 영업된 플로우만은 기업계에서 많이 사용하는 혁신의 일곱 가지 진리를 가지고 레고를 혁신시키려고 했지만 이 역시 거대한 실패로 끝나게 된다. 무분별한 확장과 정체성 상실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레고 그룹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재계에 돌 정도였고 회생노력이 실패했을 경우를 대비하여 인수 협의를 했을 정도라니 놀랍기 그지 없다.

그런 가운데 레고에 다시 돌아오게 된 크리스티안센은 독특한 체제를 결성하면서 레고의새로운 혁신을 이끌게 된다. 이전과 달랐던 점들은 블록에 무관심한 아이들을 잡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조립식 블록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집중하면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회복해나갔다는 것이다. 또한 블록이라는 테두리를 명확하게 정하고 그 속에서 디자이너들이 혁신을 이루어 나가도록 장려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레고가 있기까지의 역사를 읽은 것이 더욱 의미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레고의 역사를 활용해 새로운 문화적 정체성을 창출했다."라는 말처럼 새로운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정신없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켜냈기에 두번째 혁신에서는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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