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고층빌딩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도시를 굽어보며 식사를 하는 것도
좋고, 전망대에 올라서 구경하는 것도 즐거워하고,
스카이워크도 재미있어 한다. 아니 인간이 쌓아온 문명의 트로피라는 생각에 그 자체로만도
늘 경이롭게 생각한다. 하지만 <미싱 애니멀 MISSING ANIMALS>을 읽으면서, 그 빌딩에 거의
시선이 가지 않았다. 처음 이 책을 봤을때는 초고층빌딩을 담아내기 위해 세로길이가 36cm나 되는건가 생각을 했었을 정도인데도 말이다. 도리어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철저한 고증으로 정밀묘사한 동물들이었다. ‘세계 초고층 빌딩과 사라지는
동물들’이라는 부제답게, 이 책에 수록된 장노아의
20편의 수채화는 ‘슬프도록 아름다운’이라는 노래 제목을 떠올리게 한다. 너무나 아름답지만, 인간으로 인해 다시 볼 수 없게 되어 더욱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자연의 다른 생명체들은 다들 어우러져 살아가는데, 왜 인간만은 그들과 함께하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비둘기구름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그렇게 많은 개체수가 존재했던 여행비둘기도
사라졌다. 선사시대부터 지구에서 살아온 코뿔소도 만년 이상 생존해왔던 파란 영양도 그 길을
따라갔다. 파란 영양은 정말 파란 색이었는지 조차 확인하기 힘들다.
실제로 본 사람들의 기록에 의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무르표범이라고 불리던 한국
표범도 핀타섬땅거북이도 다시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핀타섬땅거북이에 대한 이야기는 ‘나비효과’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였다.
1959년에 세마리의 염소를 핀타섬에 들여왔는데 1970년에 대략 4만마리로 번식을 하면서, 섬의 생태계가 파괴되었다니 놀랍기 그지
없다. 인도양 남서부 모리셔스 섬에서 살았던 도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람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오고, 한마리를 잡으면 다른 도도들이 친구를 구하기 위해 우르르
몰려들어서 더욱 손해를 봤다.. 거기다 인간이 유입시킨 천적은 도도를 신비의 새로 남게 만들어
버렸다.

뿔이 멋있다고, 혹은 뿔을 갈아 만든 분말에 환각작용이 있다고, 고기나 가죽이 필요하다고, 어떻게 살펴보아도 타당해 보이지 않는
이유로 사라져갔기에 더욱 마음이 아팠다. 초고층건물을 짓기 위해 들어가는 노력과 자본과 기술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