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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이미 죽었지만 나름의 사정이 있다면, 다른 사람의 몸을 빌려 잠시
돌아올 수 있다고? 아사다 지로의 <쓰바키야마과장의 7일간>는 그런 가정으로 시작되는 소설이다. 죽어가는 순간에도 자신이 일하는 백화점에 납품되어야 할 물품을 부탁하던 쓰바키야마 가즈아키는 현세와 내세의
중간단계인 중유청에 도착하게 된다. 국제화시대라고 영어약자로 SAC,
Spirits Arrival Center라고 불리는 이 곳에서 그는 뜻밖에 음행을 저지른 사람들이 가는 강의실로 배정이 된다. 자신이 해내야 하는 일들과 두고온 가족이 걱정되어 전전긍긍하던 그이지만, 죄를
인정하는 반성버튼을 누르지 않으면서 천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거부하게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 오해를 받고 죽음을 맞이한 ‘성실한’ 야쿠자 다케다 이사무와 어린나이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소년 네기시 유타까지 이 세사람은 재심사를 통과하여
‘특별역송조치’를 통해 사후 7일간의 시간을 현세에서 보낼 수 있게 된다. 원래의 것과 정반대되는
몸을 통해 다시 이승으로 돌아온 세 사람이 그렇게 절실하게 하고 싶어 했던 일은 무엇일까? 백화점맨
쓰바키야마가 살아온 시간이지만, 미처 그 속 이야기까지를 알지 못했던 세상은 차라리 몰랐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씁쓸했다. 다케다가 꿈꾸던 그리고 이루어 내고 싶었던 세상 그리고 그가 돌아오고 싶었던
이유는 말 그대로 ‘마지막 협객’과 참 닮아 있었다. 그리고 유타가 반드시 전하고 싶었던 한마디는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이야기였다.
중유청에서 스쳐지나가는 인연으로 세사람이 만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가
전개되어 가면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쓰바키야마의 아버지와 아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도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렇게 세사람의 시간이 스치듯이 교차해가는 동안 도대체 이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할까 하는 호기심도 생겨났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 역시 정말 ‘아사다 지로’다웠다. 작가의 이름이 낯설더라도,
영화로 만들어진 ‘철도원’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가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따듯한 감성이 잘 살아있어서 읽는 내내
참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