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가 노는 것의 반대를 생각해보라면,
학생때는 공부하는 것이고 지금은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놀이의 반대말은 일이 아니라 우울함이라고 하는 미국 놀이연구소 소장의 말에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실컷 논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를 읽고나니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의 부제는
‘놀지 못해 불행한 아이, 불안한 부모를 위한 치유의
심리학’인데, 나 역시 제대로 놀지 못한 채 성장해버린
어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자기가 삶을 선택하고자 하는 자유와 통제하려는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나아가 사회적
욕구를 실현시켜주는 놀이와 함께 건강하게 성장한 어른과 그렇지 못한 어른 사이에 격차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인간의 성장과정은 ‘결정적 시기’라는 것이 있는데, 그 시기를 지나면 제대로 된 발달을 할 수
없거나, 시기가 지난 후에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놀이를 즐기지 못한 채 성장한 어른들일수록 주도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가꾸어나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그랬던 거 같다.
특히나 ‘행복에 대한 착각’에 대한 부분이
그러했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미래를 위해 일정부분 포기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대학을 가면 정말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해한 것도 잠시였다.
솔직히 그때 유행하던 시트콤 같은 즐거운 대학생활이 기다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도 않았고,
막연하게 그려왔던 행복이 무엇인지조차 가늠이 안되었다. 도리어 스스로 선택하고
개척해나가는 법을 몰랐기에 스스로 시간표를 짜고 공부를 해야 하는 대학의 자유에 혼란스러워 했던 기억이 더 많다.
그리고 이런 부분 뿐 아니라 놀이를 통해 가질 수 있는 ‘행복했던 날들에 대한 기억’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나 역시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고, 그 친구들과
아직도 교류를 하며 켜켜이 쌓인 행복의 추억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런 시간조차 허락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단 한번도 행복을 맛보지 못한 사람이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하는 말이 참 안타깝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