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 작가 - 43인의 나를 만나다
장정일 지음 / 한빛비즈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소설가 장정일은 교수님이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읽어보라고 권해주시면서, 나에게는 북리뷰어Book Reviewer 즉 서평가로 더욱 익숙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번에 그 동안의 경험을 정리하여 나온 <장정일, 작가>는 인터뷰어interviewer로서의 장정일을 만날 수 있었다.

그가 삶과 지혜를 공유하고 싶다고 느낀 마흔 세 분과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대화의 장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즐거웠다.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방송기자 박성래와의 인터뷰와 열린 광장에 공부귀신들이 모여들 수 있게 해준 고전평론가 고미숙과의 인터뷰도 기억에 남는다. 특히 전에 200년간의 노예생활이 흑인들의 정체성을 어떻게 훼손시켰는지에 대한 글을 읽을 때, ‘up rooted,뿌리채 뽑혀버린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기억난다. 박성래가 언급한 것처럼 우리 할아버지는 노예였다라는 것이 흑인 공동체가 공유하는 가치관이었다는 말과도 잘 연결된다. 그리고 버락 오바마의 존재는 우리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라는 자부심이 흑인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오바마가 당선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흑인들은 이제 변명이 먹히지 않는 지대로 들어섰다라는 말이 나왔다고 하니, 조금은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독립큐레이터 정윤아와 요리사이자 음식칼럼니스트 박찬일과의 이야기는 한국의 자화상을 그려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미식행위와 미술감상 같은 것들이 어느새 보이기 위한 행위(과시)나 투자의 형태로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문화가 성숙할 수 있는 토양이 비옥해지지 않다 보니, 조금 과한 표현일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우리도 이렇게 해놓고 산다고 보여주기 위해 조화를 꼽아놓은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대한민국 산업포장(산업과 국가 발전에 공로가 인정되는 자에게 수여하는 포장)을 받은 일본인 모모세 타다시의 말이 더욱 기억에 남는지도 몰겠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만, 한국인의 마음은 강산보다 더 크게 변했다는 것이다. 장정일과 함께 만나볼 수 있었던 43명의 책을 모두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일단 나에게 깊은 인상을 준 인터뷰이interviewee였던 작가들의 책들을 읽고 다시 한번 그들과의 인터뷰를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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