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미식가 - 외로울 때 꺼내먹는 한 끼 에세이
윤시윤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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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주의사항에도 나와있듯이 <외로운 미식가>는 요리책이 아니다. 하지만 인생의 순간순간을 수놓고 있는 맛에 대한 이야기이다. 할머니의 가자미 식혜의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하던 어린시절의 작가의 이야기처럼 그리고 그 맛을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린시절의 나는 야채를 즐겨먹지 않았었다. 그래서 야채를 먹게 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곤 하셨는데, 지금와서 그런 방식으로 먹는다는 것은 손발이 오글거리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맛이 절대 나지 않을 것임을 이미 잘 알고 있다. 내가 기억하는 그 음식에는 단순한 맛뿐 아니라 추억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아오 이 맛있는 인생이라는 감탄사를 소리 내어 읽으며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기도 했다.

"공부를 해야만 할 수 있는 일들이었나 싶을 정도로 어색해지는 것들, 사람 사이의 일이 참 어렵다."'

흰우유를 건내준 친구와 우정을 쌓게 되었던 학창시절의 이야기와 이제는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책까지 읽게 되는 지금의 모습은 나랑도 참 닮아 있었다. 내 주위를 돌아봐도 거의 학창시절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그때는 생각해보면 참 쉬웠던 거 같다. 엄마들끼리 친해서 나도 자연스레 친해진 친구, 혼자 학원에 가기 싫다고 함께 가자던 친구와 아직도 함께 하고 있다. 그때는 마음의 벽도 별로 없었고, 왜 나에게 친절한 것인지, 혹은 이런 제안을 하는 것인지 그런 계산도 그다지 없었던 거 같은데 말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이라던지, 인맥을 쌓아가는 법을 고민하다보니 더욱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혼자의 생각에 빠져들면 그 생각을 먹고 감정은 계속 몸집이 늘어난다".

먹지 않는 것도 음식 메뉴를 고르는 방법 중에 하나라고 하지 않는가? 가끔 늪에 빠졌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할때가 있다. 그대가 딱 그렇다. 끝없이 분열하는 나의 생각과 상상속으로 점점 끌려들어가는 기분이랄까? 그럴때 필요한 감정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요즘 사이다를 마신거 같은 글, 혹은 고구마를 몇 개 먹은 듯한 글, 이런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그래서일까? 그런 감각을 물리적으로 바꾸는 법을 시도하는 것이 참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내 마음이 이렇게까지 답답했구나, 라며 나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방법일거 같아서 꼭 시도해보고 싶어진다. 정말 인생의 맛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서, 살아가다보면 종종 생각이 나는 그런 책일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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