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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실크로드 - 여자 혼자 경주에서 로마까지 143일
정효정 지음 / 꿈의지도 / 2016년 1월
평점 :
봄에 경주에서 출발하여 중국, 중앙아시아, 이란, 터키를 거쳐 가을에 로마에 도착한 정효정, 그녀가 자신의 발자취를 더한 1만
2,000킬로미터의 길은 2천 여 년의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 실크로드이다. 22년전 NHK 다큐멘터리 '실크로드'의 배경음악을 들으며 가슴속 깊이 뿌리내리게 된 꿈을 이루어낸 것에 나 역시 ‘당신의
실크로드에 건배!’ 라는 축하의 말을 남기고 싶다.
<당신에게 실크로드>를
읽으며 실크로드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그 곳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참 즐거웠다. 위구르어로
"한 번 가면 당신은 돌아올 수 없으리라"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타클라마칸 사막은 영국보다도 더 넓다고 한다. 지금이야 문명이 발달해서 기계의 힘을
빌릴 수 있다지만, 오로지 자신의 두 발에 의지해야 했던 시절에 살았던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사막의 이름은
경계의 말이자 또 한편으로는 새로움을 향한 도전의 언어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
곳에 자리잡은 오아시스의 도시 ‘둔황’에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지극히 막고굴을 사랑했지만 어리석었던 왕원록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은화 40닢에 신라의 혜초스님의 왕오천축국전을 비롯한 수 만점의
고서와 그림을 팔았던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전후사정을 알게되고, 심지어 그 돈 역시 막고굴을 보수하는데 사용했다니 비록 안타까운 결말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의 마음을 너무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중국드라마 ‘황제의
딸’에 등장했던 향비에 대한 위구르인들의 자부심 역시 인상적이었다.
신의 정원처럼 아름다운 파미르 고원에서 넘치는 정을 여행자에게도 나누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설화와 영원한 경계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중앙아시아 고려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혁명 후 이란의 모습을 그려낸 애니메이션에 대한 것까지 너무나 좋은
이야기들이 많다. 일목요연하게 글로 정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능력이 거기까지 닿지를 않아서 아쉽다. 그냥 ‘이 책 꼭 읽어보세요’라고
말로 마무리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