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메이 페일
매튜 퀵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소설가를 꿈꿨지만 생활고를 이겨내지 못하고, 그저 돈만 많은 포르노 영화사 사장과 결혼했던 포샤케인은 자신의 딸 뻘 될법한 여자와 바람이 난 남편을 말 그대로 뻥 걷어차고 고향 필라델피아로 돌아온다. 물론 비행기안에서는 옆자리에 앉은 수녀님께 술이 취한 채 구구절절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지만 말이다. 문득 남편의 연봉이 어느 수준 이상이면 이혼율이 급감한다는 통계를 본 기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녀가 멍청하기 그지없던 결혼생활로 자신을 망치기보다는 도리어 박장대소를 하며 비행기에 올라타는 것을 보며 <러브 메이 페일, LOVE MAY FAIL>이라는 제목에 다시 눈길이 갔다. “사랑은 실패할지 몰라도, 인생은 실패할 리 없어.”, 딱 그녀스러운 이야기였다.

저장강박이라고 하는 호더인 엄마에게로 돌아온 그녀는 먼지가 잔뜩 쌓인 물건들 사이에서 자신이 가장 예뻤던 시절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시절을 가장 빛나게 해주었던 선생님 네이트 버논이 자신의 학생에게 구타를 당하고 학교를 그만두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더없이 낭만적이었던 마치 죽은시인의 사회에 등장했던 키팅같던 문학선생님 네이트가 건네준 공식인류회원증을 들고 선생님에게 찾아간 포샤와 그녀가 첫사랑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마약을 겨우 끊은 비정규직교사 척 그리고 좌절한 아들의 위로하지 못한 채 그저 편지만 보내는 매브 수녀까지, 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내가 너를, 나를 네가 구해줄 테니까.”라는 구절이 딱 어울렸다.

일명 버논 구하기 대작전이라는 모험이 펼쳐지면서, 실패자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들이 좌충우돌 만들어내는 오딧세이같은 이야기이다. 포샤입장에서는 선생님을 다시 예전처럼 만들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것이고, 네이트 입장에서는 그 넘치는 열정만큼 더 자신을 괴롭힐 뿐인 상황이 부딪치는 것이 흥미로웠다. 특히 너는 그저 실제보다 더 낭만적을 과거를 미화해왔다고 말하는 선생님의 이야기에도 공감이 가고, 그 간극을 줄여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재미있었다. 결국 삶이란 그렇게 행복을 위해 달려가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게 그리스 희곡을 현대식으로 해석해내면서, 80년대 메탈을 가져와 더욱 감각적으로 이야기를 구성해낸다. 전작인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지금 이 순간의 행운>, <용서해줘 레너드 피콕>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영화판권이 팔렸다고 하는데, 어서 개봉되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