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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물어주마 - 왜가 사라진 오늘, 왜를 캐묻다
정봉주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100회 넘게 진행해온 정통 정치 팟캐스트 ‘정봉주의 전국구’에서 다룬 대한 민국의 이슈중에서 10가지를 꼽아 만들어낸 <끝까지 물어주마>. ‘묻다’와 ‘물다’의 중의적인 늬앙스를 가진 이 제목을 통해 사람들이 더 이상 ‘익숙한
패배주의’에 빠져 허우적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국정교과서부터
세월호, 쌍용자동차, 통합진보당 해산, 김영란법, 국정원 해킹사건, 그리스
경제위기 등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지만, 어느새 우리의 기억 저 편으로 멀어진 것이기도 했다. 비슷한 사건이 다다 터졌을 때 이전일을 떠올리며 한국인의 냄비근성이라고 자학하기 전에, 이런 책이 있어서 여전히 진행중인 사건들에 다시 한번 초점을 맞춰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한다. 한편으로는 “왜 폭증하는 가계부채 내버려두는가?”를 시작하는 칼럼을 마무리하던 글과도 잘 어울리는 책이다.
"우리는 세금은 내지만 지금의 정부에 그 어떤 대안도 기대할
수 없다는 냉엄한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것만이 유일하게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우민화와 유신독재의 짙은 그림자를 느낄수 있는 국정교과서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실패로 점철된 역사라고 하지만, 힘들 때는 가야
할 앞길을 보지 말고 이제까지 걸어왔던 뒤를 봐라. 그 걸어온 길이 역사다”라는 말이 그 실패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했다. 또한
역사를 보는 시각에서도, 진보와 균형을 맞추어야 할 건강한 보수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보수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기도 했다.
그리고 인상깊게 남은 것은 바로 가계부채에 대한 이야기였다. 1,200조를
돌파하면서 다시 빨간불이 켜지고 있는 가계부채, 하지만 아직 자산이 잠식당하지 않았고 연체율이 낮아서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통계가 “엄청나게
마사지를 한’ 것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정부가 관리하고
통계의 대상이 되는 것이 제도금융권인데, 이들이 통계를 조정하기 위해 부실채권을 함부로 털어버린다는
것이다. 마치 ‘땡처리’를
하듯 여기저기로 팔려나간 채권들 때문에 경제활동조차 할 수 없이 사각지대로 몰려버린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1,200조 밖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다. 물론 나 역시도
개인의 채무에 정부가 관여한다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