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안드레아 - 열여덟 살 사람 아들과 편지를 주고받다
룽잉타이.안드레아 지음, 강영희 옮김 / 양철북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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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좋은 책을 읽고 이런 이야기부터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으며 이상한 부분에 꽂히고 말았다. 아들이 편지에 쓴 비유적인 표현에 ‘urgent’라는 제목의 메일로 이것이 묘사인지 비유인지 물어본다던지, 자신이 오해를 받는 부분을 호소하고 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되물어보는 부분이 그러했다. 대중교통을 거의 이용해 본적이 없어서 아무래도 요령이 없었던 것인지, 전철을 타기 위해 줄을 서있다가 엄마만 탄 적이 있었다. 다행히 다음 정거장에서 엄마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놀라기도 했고 그래서 울 뻔 했다는 식으로 농담을 했던 때가 떠오른다. 그러니까 나는 그만큼 놀랐다는 뜻이었는데, 엄마는 성인이 된 딸이 대중교통 안에서 정말 울 거라 생각을 하고 진지하게 걱정을 하셔서 나름 해명을 했던 적이 있다. 어쩌면 엄마에게 자식은 그런 존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사업을 야무지게 꾸려나가던 우리 엄마도 그리고 대만의 대표적인 지성이며 편지글에서도 깊이있는 사색과 성찰을 드러내는 룽잉타이도 그러하다. 아마도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그런 오류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식의 일에서는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 했다.

독일에서 학교를 다니는 열여덟 살의 아들 안드레아와 오래간만에 만난 엄마 룽잉타이는 아들이 자신의 기억 속의 사랑스러운 안안(집에서 부르던 아명)과는 달라졌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물론 그녀의 이야기처럼 새로운 세상을 향해 수없이 떠나가는 자식의 뒷모습에 말없이 손을 흔들어주는 것이 엄마라지만, 성인으로 접어드는 아들에 대해 알아가고 싶어서 편지를 주고받을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3년간 엄마와 아들이 주고받은 편지에는 정말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고통은 언제나 절대적이고 실제적이라는 룽잉타이의 조언이나 도덕의 적극성과 소극성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는 편지들도 기억에 남는다. 교환학생에 떨어졌다는 말에, '인생의 트랙 위에서 충분히 빨리 달리지 않으면 뒤떨어지고 만다'라는 교훈 같은 답이 돌아왔다면, 싫은 느낌이 들었을 거 같다. 하지만 편지이기에 그랬을까? 룽잉타이가 그런 말을 떠올리게 된 이야기를 함께 적어주니 그 말이 더 마음에 와 닿고 그냥 상투적인 말이 아니라, 그녀의 삶이 스며들어간 한마디로 느껴졌다. 그것이 편지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거기다 이 편지가 연재되면서 함께 받아본 다른 사람들의 글이 함께 실려 있어서 좋았고, 책 날개를 보니 이 책을 포함하여 룽잉타이 인생 3부작이라고 불리는 책들이 다 출간될 예정이어서 더욱 반가웠다.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다가 엄마의 청소년 시절을 궁금해하는 아들의 편지를 보면서,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친구들과는 정말 다양한 주제로 참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막상 부모님과는 그러지를 못한다. 부모님 생신이 다가오면 쓰는 카드, 그 작은 지면도 다 채우지 못해서 굳이 글씨를 크게 쓸 때도 있으니 말이다. 너무나 뻔한 말 말고 그냥 일상의 안부도 말고, 정말 내가 관심이 있는 이야기 혹은 요즘 나의 고민을 편지에 담아 부모님께 보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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