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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교과서 칸트 - 인간은 자연을 넘어선 자유의 존재다 ㅣ 플라톤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14
김진.한자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인류의 위대한 스승과의 ‘삶에 대한 궁극의 질문과 답’을 담아내고 있는, ‘인생 교과서’.
이번에는 독일의 철학자 임마뉴엘 칸트에게 묻고 대한민국 대표 지성 김진, 한자경과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했다. 솔직히 읽으면서도 정말 어려웠고, 부제인
‘인간은 자연을 넘어선 자유의 존재다’는 머리속에서 어느새
지워지고 원칙주의를 넘어선 엄격주의가 책장에서 넘쳐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엄격주의’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나 하면서 검색을 해보니, 일본의 칸트 연구자들의 집필한 ‘칸트사전’에 이 단어가 수록되어 있어서 내심 반갑기도 했다. 책을 읽고 있는
것인지 그저 흰 바탕에 쓰여 있는 글씨만을 읽고 있는지 헛갈릴 무렵이라 더욱 그랬던 거 같다.
칸트가 이야기 하는 도덕적 완전성과 절대선은 ‘진리’에 대한 이야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진실성은 인간이 지켜야
할 최상의 원칙이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은 무조건적인 의무 즉 도덕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예로 나온 것이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을 숨겨주고
있는 상황에서 게슈타포가 찾아오면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머릿속이 복잡해졌었는데, 나중에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 도리어 이 부분이 이해가 되었다. 덕과
행복의 일치를 이야기했던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와 달리 그는 덕과 행복을 이질적이로 이해했다. 또한 참된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도덕적 가치이고, 여기에 행복은 필수요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위의 경우에도 거짓말을 해서 한 생명을 살리는 것은 행복, 즉
“모든 경향성의 만족”에 해당되는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실 나도 그랬지만 칸트의 철학 특히나 그가 생각하는 도덕에 대한 이야기는 지나치게 엄격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최상의 원칙이 무너졌을 경우, 그것이 사람들 사이에 미치는
영향을 그는 충분히 고려했던 것 같다. 때로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이제는 잊자면서 어떠한 원칙에 접근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절대적인 원칙이 훼손되어가면 결국 사회가 공유하는 원칙이 무너지면서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게 되고, 그
화살은 결국 나에게까지 향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책의 부제는 거의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름 인간이 지켜야 하는 도덕과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에 어떠한 사유를 더해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