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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거나 천재거나 - 천재를 위한 변명, 천재론
체자레 롬브로조 지음, 김은영 옮김 / 책읽는귀족 / 2015년 11월
평점 :
요즘 천재라고 불리던 소년의 문제로 세상이 시끌시끌하다. 사실 사람들은
천재라는 수식어에 쉽게 호기심을 느끼곤 한다. 나 역시 그러한데, 특히나
천재들이 보는 세상은 어떤 느낌일지 정말 궁금하다. 그래서 천재로 추앙받는 사람들의 일화를 찾아보곤
하는데, 뉴턴이나 폰 노이만, 노버트 위너,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 같이 특이한 행적을 보였던 인물들이 상당히 많아서 나름 쏠쏠한 재미를 느끼곤 했다. 그래서 제목마저 독특한 <미쳤거나 천재거나>를 당연히 재미있게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이탈리아 범죄학자이며 의사였던 체자레 롬브로조는 ‘범죄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그가 천재론을 들고 나왔다는 것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광범위한 조사와 문헌에 기록된
수많은 천재들을 하나하나 프로파일링했기에 결국 천재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내는 책을 출판하는 것이 가능했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생각보다 천재에 대한 나의 관심이 부족했던 것인지, 천재의
흔한 증상이 말더듬이라면서 수많은 인물을 나열하는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물론 그 인물들 중에
모르는 사람도 많았고, 아는 사람들조차 그런 이야기가 있었나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살이 붙어지는 이야기들은 정말 흥미로웠다. 불임이라는
특징에 대해 다른 학자들이 분석한 글들이 있었는데, 물론 나는 교과서에 언급되는 인물이면 천재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그들 역시 천재로 느껴졌다. 18세기 계몽사상에
큰 영향을 미친 라 브뤼에리는 '그들
안에 대대손손의 모든 세대가 응축되어 있는 것' 이라고 언급했고, 계몽주의를
꽃피은 철학자 베이컨은 '육신의 후손을 남기지 못한 대신 그들의 정신을 형상화해서 남겼던 것'이라고 말한 것을 보면, 그때부터 천재들에 대한 분석이 어느정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쇼펜하우어 같은 경우에는 그의 기행을 상당히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소개해주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가기도 했다.
롬브로조는 이 책을 통해서 천재성은 다양한 병적증상이 수반되며 드러나는 것을 보여준다. 마치 환하게 빛나는 별이 있기 위해서는 짙은 어둠이 함께할 수 밖에 없는 느낌이랄까? 그들이 보이는 광기가 안타깝기는 했지만, 그래도 부럽다는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을 보면 “최고의 불운이라고 할 광기에 대해서는 존중하는 마음을, 동시에 천재의 걸출함에 지나치게 현혹되는 것에는 경계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다.”라는 조언을 잘 기억해두어야 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