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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책
폴 서루 지음, 이용현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50년간 세계를 여행하고, 40년간
글을 써온 세계적인 여행작가 폴 서루의 <여행자의 책> 여행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라고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폴 서루는 사람들에게 받은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이 책으로 대신하고자 했다는데,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자신의 책 혹은 다른 작가들의 책에서
인용한 글들이 이어져서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여행자들이 가질법한 질문에 대한 다양한 답을 통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점점 폴 서루의 글이 나오면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었다. 여행자는
이방인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당신이 이방인일 때”라는 챕터가 기억에 남는다. 특히나 “타자와의 첫번째 접촉”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가끔은 원래 있던 대륙이고, 원주민이 살고 있었는데 왜 ‘신대륙의 발견’ 혹은 ‘개척’이라고 말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서루는 마르코 폴로에게도 그와
만난 아라와크족에게도 서로에게 이방인과의 첫만남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찾은 ‘이방인을 가리키는 단어들’에 대한 해석이었다. 악마를 뜻하는 단어를 사용했던 홍콩과 중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외부인을 뜻하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처음 흑선을 타고 페리가 나타났을때, 그 소식을 전하는 소식지의
그림이 점점 악마스럽게 변해갔던 것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긴 여행의 한가지 함정은 여행자가 큰 도시를 작게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여행자가 악의가 있거나 경솔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마음의 평화를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다. - 중국기행
이 외에도 기억에 남는 내용이 많았지만, 내가 정말 공감하면서 읽은
것 중에 고르고 고른 글이다. 나도 정말 여행을 좋아해서 이런저런 곳을 다녀와서는 마치 내가 그 곳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떠들며, 어딜 가보라고 어디는 별로였다고 충고를 할 때마저 있다. 때로는 정말 별로였다고 말했다가는 부득이하게 다시 그 도시를 찾게 되었을 때,
내가 모르던 매력에 흠뻑 빠져든적도 있었다. 그러고보면 그것이 여행자가 가질 수 밖에 없는
기쁨이자 슬픔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경솔해서가 아니라 너무나 아름다운 그 곳을 스쳐지나가는 이방인일
수 밖에 없어 안타까운 여행자가 품을 수 있는 작은 위안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