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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여행 - 인생 리셋을 위한 12가지 여행법
이화자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0월
평점 :
왠지 영화 ‘비긴 어게인, Begin
Again’을 떠올리게 만드는 <비긴 어게인 여행>.
‘인생 리셋을 위한 12가지 여행법’이라는 부제도
잘 어울리지만, 제목 때문일까? “Are we all lost
stars, trying to light up the dark, 우리 모두는 어둠을 밝히기 위한 길 잃은 별이 아닐까?”라던 영화 속 노래가사가 떠오르기도 하는 책이다. 누군가는 광고
카피라이터에서 대학교수로 그리고 이제는 여행작가로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새롭게 정비한 이 책의 저자 이화자의 삶과 그녀의 여행기 역시 그런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고정성’이 강해지는 삶속에서 그녀가 ‘비긴 어게인’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여행이 아니었을까 한다.
많은 여행의 기억속에서 자신을 조금 더 잘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 14개의
나라를 뽑아내 이 책에 담아 내었다. 거의 비슷한 풍경을 갖고 있는 대도시가 아닌 고유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는 나라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때로는 나 역시 몇번을 방문했던 발리의 숨겨진 멋을 발견할 수
있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발리의 말로 ‘길’을 뜻하는 ‘잘란’을 두번
연속해서 ‘잘란잘란’이라고 하면 ‘산책하다’라는 뜻을 갖게 된다고 한다.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와 세계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이국적인 사원이
자리잡고 있어서, 그저 ‘잘란잘란 하는 것’이 여행법인 우붓으로 당장 떠나고 싶어진다.
여행스타일이 다른 남편과 아내의 여행법에 대한 조언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어
좋았다. 물론 타지마할 사원이 갖고 있는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가치도 높지만, 그 곳에 깃들어있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곤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 읽은 지극히 이기적인 사랑으로 퇴락해버린 ‘비비하눔 모스크’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타지마할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라는 조지아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조지아 와인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는데, 우리나라가 이 계절이면 김장을 하듯이 그 곳에서도 집집마다 자신들의 와인을 만든다고
하니, 천국이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