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라디오
모자 지음, 민효인 그림 / 첫눈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일상을 담백하게 스케치하는 에세이에 자꾸만 손길이 간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방구석 라디오>에 담긴 이야기 역시 마치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처럼 내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적응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 하는 것이었다”, 이 말이 얼마나 마음에 와 닿던지... 나도 그랬던 거 같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조금씩 체념하고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그리고 나는 몰랐지만 원래 그랬던 것이라고 애써 나 자신을 설득하는 과정일 때가 많았다. 나는 그 시간들을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모자를 좋아합니다. 모자라서 그런 가 봅니다라고 말하는 이 책의 저자 모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쓰다 만 노트들의 모임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사실 나에게도 그런 노트가 정말 많다. 아니다 노트보다는 다이어리가 많다. 한 해가 시작될때면 나는 다이어리를 준비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내가 지나온 시간들이 후회스럽고 답답할때면 다이어리를 새로 구입하곤 했었다. 마치 그러면 새로운 날들이 펼쳐질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너무나 당연하게 내 기대와는 다른 여전히 그대로인 일상이 지나갔던 기억이 떠올라서, 글을 읽으며 씁쓸하게 웃기도 했다. 그와는 조금 다르게, 나는 스스로에게 다이어리의 일정 부분만 쓸 수 있는 마법을 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클래식 연주를 들으러 가는 걸 좋아하고, 특히나 하프를 좋아한다. 하지만 하프가 등장하는 연주는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고 막상 하프가 나와도 분량이 많지 않을 때가 많다. 그보다 더한 것이 탬버린, 캐스터네츠, 쉐이크 같은 타악기들이다. 하지만 연주자들은 정확히 그 순간에 등장하여 음악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그 역시 그들만의 언어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내가 연주하고 있지 않아도 다른 연주자들과의 눈빛이든 손짓이든 때로는 호흡이든 그렇게 소통하며 함께 연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고 있지 않을까 한다. ‘언어의 발견이라는 글을 읽으며, 마치 작가와 대화를 나누듯 이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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