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와 사도 - 위대한 군주와 잔혹한 아버지 사이, 탕평의 역설을 말한다
김수지 지음 / 인문서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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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정신의학자가 사도세자를 양극성 장애로 진단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현대 정신의학에 의한 진단이 아니라도, 사도세자의 기행과 비행에 대한 많은 을 읽기도 했었다.  심지어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가 사초를 많이 지워서 그나마 남은게 그 정도라는 첨언이 있어서, 늘 그 이상이 있었구나 하는 암시를 주기도 한다. 최근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사도때문인지, 사도세자에 대한 다양한 책이 출간되고 있다. 김수지는 <영조와 사도>를 통해 승자의 기록인 역사에서 영원히 자신의 입장을 변호할 수 없었던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갑술환국이 있던 영조가 태어난 해부터 영조가 마흔 둘에 얻은 유일한 후계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게 한 세자 살해사건이 있던 때까지를 다루고 있다.

숙빈 최씨의 소생으로 태어난 영잉군, 훗날 영조가 되는 그에게 어머니의 낮은 출신성분이 평생의 굴레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영조부터 어느정도 편집증을 갖고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영조에 대한 이야기를 볼 때, 어머니가 무수리라는 신분이라는게 그렇게 심리적인 장애로 작용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짚어주어서 도움이 되었다. 여러 사료를 보면, 궁녀들은 궁을 출입하는 남자와 탈선행위를 벌이기도 하고 또한 숙빈 최씨의 경우에는 김춘택과 함께 환국을 도모하면서 추문에 휩싸이기도 했다니 영조가 갖고 있던 왕의 정통성에 대한 강박관념을 이해할 수 있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탕평책을 통해 당쟁이 아닌 왕이 유일한 척도가 되는 세상을 꿈꾸었고, 그런 강한 권력을 세자에게 물려주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지나치게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려다보니 세자의 입지가 자연스레 약해지고, 또한 대리청정 같은 형식을 통해서 세자를 총알받이로 사용하기도 하고, 조정의 세력들은 왕과 세자사이에서 정치적 이익을 챙기기 위해 애쓰면서 점점 더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깊어졌다. 흥미로운 것은 불안장애를 다룬 책을 읽고 이 책을 읽다보니, 영조가 갖고 있는 심리적인 문제, 책에서도 언급됬듯이 세제시절부터 쌓아온 불안이라는 스트레스가 더욱 크게 보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스트레스를 사도세자에게 풀어낸 것이 문제가 아닐까? 사도세자가 정신병을 갖고 있었다면, 영조의 권력남용형 학대가 시발점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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