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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서 소중한 것 - 세상의 중심에서 흔들리는 청춘을 위한 인격론 강의
와타나베 가즈코 지음, 최지운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일본에서 가장 존경 받는 수녀님인 와타나베 가즈코, 그 동안 그녀의
에세이를 주로 읽어와서 일까? 수녀님이 노틀담 세이신 여자대학교에서
50년 동안 강의한 ‘인격론’을 접하면서 약간
낯선 느낌이 들었다. 다정하고 잔잔한 느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단정함을
넘어 꼿꼿한 느낌마저 들었다. 특히나 ‘수업 전에’를 읽을 때, ‘예의가 인격을 말해준다’며 당부를 하는 모습이 그러했다. 수녀님이 자신의 강의에 임하는 자세가
느껴지기도 해서, 나도 모르게 자세를 바로 하고 옷깃을 여미게 된다.
사람들은 인간과 인격이라는 말을 쉽게 혼용하여 사용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 두 가지를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자신만의 인격을 갖추어 나가는 과정에 서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진정한 인격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 부분이 인상
깊었는데, ‘이성적 의지로 판단이나 결단을 할 수 있고, 책임을
질 때야말로 인격이라는 단어가 적합’하다고 그녀는 말한다. 나는
책임지는 게 싫어서 ‘선택장애’를 갖게 되었다라는 말을 쉽게
하는데, 스스로 유아기적인 사고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참 쉽게 말하곤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인격으로 성장해나간다는 것’과 ‘매일 자라나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꽤 유심히 읽으며 메모도 많이 하기도 했다. 아직도 그 이야기가 떠오른다. ‘책’이라는 글씨를 쓰다 ‘채’까지만 썼어도, 종이 울리면 펜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일화였다. 우리말로 하니 ‘채’라도 되지, 일본어로는 정말 어이없는 수준이었을 텐데도, 해야 할 때에 해야 할 것을 하는 것도 하나의 훈련이라는 이야기였다. 사실
나는 자기합리화에 매우 능숙하다. 분명 여기까지만 하고 다른 일을 해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어도, 금새 마음을 바꾸곤 나름 합리적인 핑계를 손쉽게 만들어낸다. 수녀님은
자신의 훈련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이를 ‘자신을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나를 설득하는 과정과는 참 다르다. 물론 수녀님께서는 각자가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말해주신다. 하지만
아주 사소한 것일지 몰라도, 이런 것들이 모여 수녀님과 나는 다른 인격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물론 8강으로 이어지는 모든 이야기들이 다 좋았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가치를 키워나가면서 오직 하나뿐인
소중한 나에게 주어진 한번뿐인 인생을 빛나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요즘 내가 읽는 책들이
그런 것일까? 아니면 내 마음이 그런 것일까? 자꾸만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떠난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된 기분이 된다. 결국은 인생의 주인공은 그 누구도 아닌 나이고, 내가 생각하고 내가 선택해야 내 삶이 된다는 것을 자꾸만 되짚어보게 되어서 그런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