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보인다 - 그림이 어려운 당신을 위한 감상의 기술
리즈 리딜 지음, 안희정 옮김 / DnA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시각의 언어로 이루어진 미술을 조금 더 섬세하게 읽어나가는 법을 알려주는 <그림이 보인다>.

다양한 질감이 인상적인 조르주 브라크의 화실-창문 앞에 놓은 화병을 통해서 그림의 문법을 설명해준다. 또한 구스타브 클림트를 황금빛 화가로 불리게 해준 작품 아델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1’을 세밀하게 살펴보면서, 황금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배경 속에 눌리지 않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여인의 비밀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명작이 모여있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같은 박물관 한적한 귀퉁이에 있는 마리-기유민 브누아 흑인 여성의 초상화를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나 역시 루브르 박물관에서 유명한 그림만 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다음 번에는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보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할 만큼, 사람의 피부에 닿는 빛의 질감과 흑인 특유의 피부를 매력적으로 그려낸 그림이 바로 흑인 여성의 초상화이기도 했다.

그림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다고 생각했었는데, 티치아노의 거울을 보는 베누스를 보면 실제로는 화가의 치밀한 계산과 자신의 의도를 함축적인 시각언어가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그런 장치를 읽어낼 수 있었는데,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나와 작품 그리고 화가와의 대화라는 것이 여기에서 드러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안토니 반 다이크의 마리 드 라에트와 필리프 르 로이의 초상화는 그림을 통해 두 사람의 이야기를 꽤나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 독특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서른네 살의 필리프에서의 그림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열여섯 살의 마리의 그림에서는 배경처럼 느껴지는 개의 시선처리를 통해서도 두 사람의 관계를 암시하고 있었다.  

평소 미술관을 가는 것을 좋아해서 거기에 관련된 책들을 많이 챙겨 읽는 편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다. 미술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더욱 새로운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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