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인 파리
조조 모예스 지음, 이정임 옮김 / 살림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파리에서 일주일간의 로맨틱한 신혼여행을 즐기자는 데이비드의 제안에 행복해했던 리브지만, 기간은 줄고 또 데이비드는 그 5일중에서도 4일을 부유한 사업가와의 파트너십을 따내기 위한 일로 바쁘기만 하다. 함께 빛의 도시 파리에서 사랑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홀로 에펠탑에 서게 된 리브는 또다시 홀로 찾아간 미술관에서 그림을 하나 보게 된다. ‘화가 난 아내라는 그림 속의 여성이 마치 자신의 자화상 같기만 해 좌절한 리브의 이야기는 2000년대의 파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리브의 좌절감을 증폭시킨 화가 난 아내라는 그림 속의 실제 주인공인 소피와 그의 남편이자 화가인 에두아르의 이야기는 1900년대 파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골에서 올라와 재능 있는 파리의 예술가 에두아르의 부인이 된 소피는 자신이 그 자리에 걸맞은 사람인지 고민하게 된다. 아니 그렇게 고민하게 자극하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자꾸만 신경을 건드리는 사람들 때문에 그녀에게 당신과 함께 있을 때 진정으로 행복하다는 에두아르의 고백은 어느새 저만치 밀려나게 되고 두 사람은 갈등을 빚게 된다.  

그렇게 흔들리는 리브나 소피가 느끼는 감정의 베이스는 불안함일 것이다. 연애의 연장선이 결혼이라고 하지만 연애와 결혼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두 사람은 더욱 불안정해질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그래서 데이비드와 에드아르가 자신의 부인에 대한 사랑과 믿음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모습이 조금은 믿음직스러웠다. 살아보니 결혼생활이라는 것은 결혼식으로 끝나는 아름다운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만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문제를 우리 식대로 풀어나가는 것도 꼭 필요하다.

물론 사랑하는 남자와 퀸사이즈 침대 속으로 사라져서 이틀간 밖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계획을 가진 낭만적인 신혼여행에서는 아니지만, 나 역시 남편과 여행 중에 홀로 남겨진 적이 있었다. 그래서 리브의 이야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는데, 특히나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부분이 그러했다. ‘왜 나는 이 곳에서 혼자인가라는 막막한 감정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정말 머릿속에서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라던 듀스의 노래가 무한 반복되는 기분이다. 아마 내가 신혼여행에서 그런 일을 겪었다면 진작에 다 때려 치고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러면 이렇게 섬세한 감정의 흐름을 만날 수 있는 소설을 만날 수 없겠지만 말이다. 전작 미 비포 유에서도 그랬지만, 조조 모예스의 작품은 마치 손에 잡힐 듯한 묘사가 참 좋다. 특히나 이 책은 100컷이 넘는 파리 스냅 사진을 넣어서, 함께 파리를 여행하는 기분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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