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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인문학
장석주 지음 / 호미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주말마저도 평일처럼 일해야 하는 피로한 현대인의 삶을 ‘월화수목금금금’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찰나의 시간에 휴식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시인이자 비평가 그리고 독서가인 장석주는 ‘일요일의
인문학’을 통해 지친 영혼에 활력을 불어넣고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쉼을 제안한다. 총 52가지의 인문학적인 사유가 담겨있는 4~5장의 글, 그리 오랜 시간이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짧은 글은, 사막처럼 메말라가고 있는 우리의 마음에 자양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연가시’에 관련된
이야기, 왜 여름이면 재난영화가 유행을 하는지에 대한 글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평화와 질서가 살아있는 현실로 돌아올 때의 느낌을 읽으면서, 문득 올해 본 ‘샌 안드레아스’가 떠오른다.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았다라는 생각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영화를 본 사람들이 초반에 그렇게 강조한 주인공의
사명감은 어디다 가져다 버리고, 오로지 자신의 가족을 구하는데 만 집중을 하느냐는 식의 평을 남기는
글을 봤다. 생각해보면 재난영화를 보다 보면 희망과 행운이 집중되는 주인공 가족을 제외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간다. 그리고 우리는 영화 속의 주인공에게 감정이 이입되지만, 현실은
어느 쪽에 속하게 될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꼬리물기 독서라고 하던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읽고 싶어진 책들이
정말 많았다. 작가가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데, ‘작가란 무엇인가’는 나 역시 좋아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규칙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함께
소개된 ‘불멸의 작가들’에서 베게트가 “습관은 좋은 방음벽이다”라고 말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리뷰를 꾸준히 쓰는 습관을 가지려고 나의 노력 역시 그런 좋은 방음벽이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기기도 한다.
나는 마음에 드는 제목부터 골라서 읽을 생각이었는데, 자연스럽게 그
다음 주제로 이야기가 흘러간다는 생각도 든다. 아마 이 책을 원래의 의도대로 일요일마다 읽었다면, 이번 주의 글을 읽으며 어렴풋한 저번주의 나의 생각들을 떠올리며 그 흐름을 정리해보는 재미도 상당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문득 독서에 사유의 즐거움을 더할 수 있는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책과 함께 1년을 보내고 그 다음 해에 첫 번째 글을 읽을 때는
어떤 느낌을 받을지 궁금해지기도 했다.